‘시행착오 두려워 말라’ 홍명보호 강팀 되는 과정
‘시행착오 두려워 말라’ 홍명보호 강팀 되는 과정
韓축구대표팀, 크로아티아와 평가전 1-2 패… 수비 집중력·골 결정력 부족
  • [뉴시스]
  • 승인 2013.09.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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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평가전에서 한국 이청용이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10개월 가량 앞둔 가운데 홍명보호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더욱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겪어야 할 과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7일 세르비아와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 경기를 치렀던 탓에 체력적인 부담과 시차적응 문제 등을 안고 경기에 나섰지만 강했다.
‘중원의 해결사’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공격의 핵’ 마리오 만주치키(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요원의 공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홍명보호는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당한 0-4 완패를 설욕하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에 빛나는 크로아티아의 위력을 절감했다.
홍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6일 아이티전(4-1 승)과 10일 크로아티아전 등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실험했다.
앞선 4차례의 평가전은 국내 K리거와 일본 J리거 등을 위주로 치른 반면 이번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2연전은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여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조동건(수원)과 지동원(선더랜드) 등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이들이 답답했던 골 결정력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주기를 바랐다.
지동원과 조동건은 각각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미비한 활약에 그쳐 박주영(아스날)의 공백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오히려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가 뛸 때 홍명보호는 더욱 위력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홍명보호에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구자철을 비롯해 크로아티아전 후반 추가시간에 멋진 헤딩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린 이근호(상주)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홍명보호가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자철을 원톱으로 기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고르 스티마치 크로아티아 감독 역시 홍명보호가 개선할 점으로 골 결정력을 짚었다.
스티마치 감독은 “한국은 경쟁력이 높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했다고 본다.”면서도 “부족했던 점은 골 결정력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을 넣지 못하면 진다. 보완을 해야 한다.”며 “한국은 스피드, 기술, 조직력, 호흡 등이 완성된 팀이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대표팀 선발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 소속팀 아스날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이 아쉬운 상황이다. 그만큼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갈증이 심각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박주영 발탁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구자철, 이근호 등 누군가는 그 역할을 대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언제 풀릴지 모르지만 앞으로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전술의 핵심인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주인공 찾기에도 고심 중이다.
아이티전에서는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선발 출전했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구자철과 박종우(부산)가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중원에서 연결되는 패스 플레이가 부족했다. 특히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밀려 수비진에서 한 번에 연결되는 롱 패스가 많았다.
수비진도 재점검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줄곧 ‘수비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홍명보호는 지난 7월 동아시안컵과 지난달 페루와의 평가전 등 4경기에서 2실점에 그치며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공격진과 달리 호평을 받을만 했다.
그러나 이번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이 드러났다. 2경기 연속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보였다.
크로아티아전을 마친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알 샤밥)은 “수비수들의 책임감과 집중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월드컵을 위해 앞으로 이런 점들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6경기에서 1승3무2패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는 팀은 크로아티아 정도였음에도 저조한 성적이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아직은 백색의 도화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정도다. 홍명보호의 최종 목표는 평가전이 아닌 내년 월드컵이기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보다 많은 강팀들과 맞붙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지는 것도 경험이다.
홍명보호는 크로아티아전을 마치고 해산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11일 인천국제공항 등을 통해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홍심(心)’을 사로잡은 태극전사들은 내달 예정된 두 차례의 평가전 때 재부름을 받는다.
홍명보호는 세계 최강 브라질(10월 12일)과 아프리카 복병 말리(10월 15일)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브라질과는 지난 2002년 11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 이후 11년 만에 치르는 맞대결이다. 내년 월드컵 개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치르는 빅매치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통산 역대 전적에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1999년 3월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다.
브라질에는 FC바르셀로나의 골잡이 네이마르를 비롯해 오스카(첼시), 루이스 구스타보(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홍명보호는 브라질을 상대한 뒤 말리(FIFA랭킹 32위)와 격돌한다. A매치 첫 맞대결이다.
말리는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3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3위를 차지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편 홍 감독은 브라질, 말리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해 영국 출장을 떠난다. 주요 일정 및 박주영과의 면담 등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도 독일에서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 등 분데스리거들의 기량을 살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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