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잿밥에 눈먼 세종시교육감 후보 군(群)
[기자수첩] 잿밥에 눈먼 세종시교육감 후보 군(群)
  • 서중권 기자
  • 승인 2013.09.22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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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정균 교육감이 타계한지 어느덧 3주째가 넘었다.
그는 세종교육의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는 한편, 선진 교육의 초석을 다지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세종시 교육계는 그의 타계를 애도하며 빈자리를 염려하고 있다.
세종시 교육계의 리더가 사라진 지금, 세종시 교육청은 전우홍 교육감 대행권한을 중심으로 한 점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안정적인 교육행정을 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는 탄탄한 행정력을 다지고 선진국 교육환경을 조성한 세종시 교육행정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세종시 교육계는 신 교육감의 비보를 애도하는 이 때, 내년 교육감 선거를 겨냥한 후보군들의 난립과 우후죽순 출사표가 줄을 잇고 있다.
일부 후보는 신교육감의 장례를 마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모 후보는 타계 다음날 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는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이들 후보군 가운데는 일부 호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과 세몰이에 나서는 등 전형적인 혼탁과 타락한 선거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고 신 교육감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기간만이라도 지켜 주는 것이 도리인데 보기에 안타깝다.”고 꼬집는다.
추석 명절 전 기자는 세종시 홍순승 교육정책국장과 대화할 시간을 가졌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홍 국장의 복장이다.
그는 상복(喪服)을 입고 있었다. 고 신 교육감에 대한 애도기간을 한 달가량을 잡고 있는 듯 했다.
“지금은 세종시교육의 안정적 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 애도기간이 어느 정도 끝나면 그때 결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그는 정신까지 상복을 벗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이어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교육감 후보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로 禮를 표했다.
이 같은 행보와는 달리 세종시 교육감 후보군이 일부 언론에서 밝힌 출사표의 辯을 보았다.
이 들은 한결같이 고 신 교육감의 교육행정계승을 앞 다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평소 신 교육감은 세종교육의 가장 큰 지표로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에 청소년들이 마음껏 체력을 단련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시설과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는 문학과 연극, 공연 등을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탈선 없는 학교교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학생들 탈선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학생들이 갈들과 폭력 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교육행정이다.
이 같은 그의 참신한 교육 행정 철학을 ‘잿밥에 눈먼 후보군’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계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계는 정치가가 아니다.
최소한의 예도 갖추지 못한 인물은 교육계의 리더가 될 수 없다.

세종주재 서중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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