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는 의회 청사 없는 시청사 건립할 것인가?
[기자수첩] 정부는 의회 청사 없는 시청사 건립할 것인가?
  • 서중권 기자
  • 승인 2013.10.22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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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의원들이 뿔났다. 세종시 청사건립과 함께 건립되는 의회 청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세종시 의회 의원 전원은 지난 21일 오후 3시 시청사 건립공사 현장에서 분노를 폭발했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지적한 의원들은 정상건설이 마무리 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유환준 의장은 다소 흥분된 어조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선언한 유 의장은 “정부의 총사업비 삭각에 따라 청사규모가 축소되고 건립공정이 지연되고 있는 등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현실에 우려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의장은 특히 “민의의 전당인 의회 청사 사업비가 전액 삭감돼 착공시기 마저 불투명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전의원들은 시청사 건립현장에서 “세종시 청사 정상건설을 위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날 의회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시청사 건립 현장실태를 둘러보고, 의회 청사 건립예정지를 가리키며 씁쓰레 돌아서야 했다.
세종시청 청사건립은 당초 총사업비 1093억원. 설계공모에 따른 설계변경으로 212억 원이 증가하는 등 모두 464억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공정률은 20% 가량으로 내년 7월이면 완공예정이다.
그러나 의회와 보건소 등의 공공청사비 예산이 전액 삭감돼 청사 정상건립은 물 건너 간 셈이다. 이 가운데 시의회청사 건립은 착공시기 마저 기약할 수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집행부와 더불어 지방자치 발전의 한 축이며 민의의 전당인 의회 청사가 예산삭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정부의 칼질에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사실 시의회 의원들은 세종시의 신도시 건설과 세종시특별법 통과를 위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 새둥지를 틀 전당을 앞에 두고 예산을 삭감, 청사건립을 사실상 백지화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이다.
박근혜 정부는 세종시 건설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것으로 본다. 시 의회 청사건립 차질은 세종시의 정상 추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의 우려와 갈등을 초래하며 12만 세종시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하루속히 세종시 정상추진 의미를 되찾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삭감했던 예산을 다시 반영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신뢰와 원칙을 존중하는 박근혜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보고 싶다. 좋은 소식오기를 기다리자.

세종주재 서중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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