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희애(47)가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에서 막내딸을 잃고 힘차게 살아가는 엄마가 됐다.
김희애는 지난 2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자식을 키우면서 이런 일이 많다.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경우도 있다. 꼭 한 번쯤은 다뤄져야 했다.”며 ‘101번째 프러포즈’ 이후 21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김희애는 딸 만지(고아성)와 천지(김향기)를 키우기 위해 마트에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엄마 ‘현숙’이다. 바쁜 일에 치여 살림살이는 대충이지만 두 딸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 같은 엄마다. 막내딸 천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만지로부터 오버하지 말라고 핀잔을 들을만큼 전보다 더 씩씩하고 밝게 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천지의 죽음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알아낼수록 눌러 담았던 슬픔이 터져 나온다.
김희애는 첫째 딸에게 육두문자를 내뱉다가도 업어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실제로 키우고 있는 두 아들에게는 “더 심한 욕도 한다.”는 엄마다. “아이들은 나의 실체를 알고 있다. 화를 내면 후회를 한다. 또 욕한다고 애들이 더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는 ‘내 아이가 아니다’ ‘남의 집 아이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연기에 대해서는 “배우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다 표출하지 못하면 일을 안 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감정을 억제하고 숨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이번 영화는 그런 모습이 필요했는데 감독님이 잘 조절해줘서 걱정보다 잘해낼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김희애는 “많은 주제와 스토리가 있지만 한 번쯤은 다뤄져야 했다.”며 “오늘 처음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연기를 제일 못한 것 같다. 다들 어쩜 이리 연기를 잘할까…”라며 눈물을 흘렸다.
“너무 빛나는 연기를 해줘서 감동받았다. 옆집 총각으로 나오는 유아인마저 너무 잘해줬다.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가 그 또래에만 보여줄 수 있는 감성을 보여줘 깜짝 놀랐다. 성동일, 유아인도 너무 코믹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의문스러웠는데 그마저도 최선을 다해줬다.”는 마음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14세 소녀 ‘천지’의 죽음 이후 남겨진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가 천지의 친구인 ‘화연’과 주변사람들을 통해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 감독은 ‘완득이’에 이어 소설가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3월 13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