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뛰고 넘어지고 깨지고… 어머니 반응은?
김강우, 뛰고 넘어지고 깨지고… 어머니 반응은?
“사회고발?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 담아”


"찌라시 95% 거짓, 사실이라는 믿음 안타까워”
  • 뉴시스
  • 승인 2014.03.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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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

병에 담긴 뜨거운 물을 테이블 위의 작은 컵에 따랐다. 김강우(36)는 동서인 축구스타 기성용이 선물한 패딩을 입고 뜨거운 물을 훌훌 불었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요”라며 피곤한 기색을 보이다가도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얘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김강우는 이 영화에서 청와대, 대기업 등 거대권력과 싸우는 매니저 ‘우곤’을 연기했다. 밑바닥부터 함께해온 여배우가 스타가 되려는 찰나 증권가 정보지로 인해 죽음에 이르자 그 실체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제껏 연기한 역할이 주로 약자예요. 이번에도 그렇고요. 갖추고 있는 인물은 안 해봤죠. 주위에서 우스갯소리로 입당할 거냐고까지 묻더라고요. 제가 약자들의 심정을 드라마틱하게 느끼나 봐요. 전 별로 고생 안 하고 컸는데…. 하하”
힘없는 위치에서 쉼 없이 달렸다. 충무로, 무교동 등을 거쳐 종로까지 전력질주하느라 체력적으로도 고됐다. “감독님이 커트 욕심이 많아서 전력질주 장면을 8회차에 걸쳐 찍었다. 교통 사정으로 주말밖에 촬영이 안 돼 총 한 달 동안 달려야 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전력달리기를 4주 반복하는데 주말이 너무 싫었다. 연습해도 러닝머신과 조깅 정도가 다였지 이렇게 있는 힘껏 달린 건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처음에 속도감이 붙어야 영화가 힘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죠. 그래도 달린 거에는 30%밖에 안 나온 것 같아요. 조명팀에서는 나와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던 막내 스태프가 파스도 줬다니까요. ‘저 사람이 못 일어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 것 같아요”
해결사 ‘차성주’(박성웅)에게도 쉴 새 없이 맞았다. 김강우는 “그렇게 많이 맞은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맞았고 성웅 형은 나를 차지게 때렸다. 이 영화를 하면서 체력이 좋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 촬영분량이 너무 많고, 돈하고도 직결되는 문제라 다치면 안 됐어요. 시간 날 때마다 몸을 풀었고요. 성웅 형은 액션스쿨 1기라고 하면서 믿음을 줬죠. 때리는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맞을 때 몸이 굳어요. 모든 스포츠는 긴장하다 다치거든요”
그래도 맞는 게 즐거웠다. “내가 구르고 아프고 힘들 때 관객이 같이 따라와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곤에게 연민을 느끼길 바랐다. 이 영화는 매니저와 찌라시가 소재로 사용된 것뿐이지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이 약자를 대변하게 되는 내용이다.”고 강조했다.
개봉 후 주위사람들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김강우는 “특히 어머니가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여름에 아들이 정말 고생했구나’ 싶었나 보다. 지인에게 ‘너희 어머니 울더라’는 말을 듣고 어머니에게 여쭤봤더니 ‘너무 맞더라’더라. 감동해서 운 줄 알았더니”라며 웃었다.
과거 ‘연예계 X파일’에 김강우는 ‘내성적이며 낯을 가린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말이 매우 조리있다. “억울함이 봇물 터졌나봐요”라며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평소 말을 잘 안 하기는 해요. 집에서도요. 조용히 가만히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는 하죠”라는 말이 의외일 정도다.
혼자 즐기는 성격이어서 찌라시에도 관심이 없다. “예능프로그램 때문에 제가 따뜻하고 자상할 것이라고 생각들해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형성이 됐어요. 낯도 가리는 면이 있고 재미있는 성격도 있어요. 남의 삶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요. 그래서 찌라시를 받아도 큰 반응이 없어요”
찌라시에 오를만한 ‘사고’도 내지 않는다. “연애, 싸움, 도박 등 지라시에 자주 등장하는 것과는 하나도 안 어울려요. 지라시 청정지역이죠”라고 눙쳤다. “찌라시는 절대 없어지지 않아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나와요. 그걸 보는 사람이 시각을 조금 바꾼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누가 지어낸 얘기다’ ‘이 내용 중 95%는 가짜’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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