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새 시대의 미국과 중국
[충일논단] 새 시대의 미국과 중국
  • 서중권 편집이사
  • 승인 2014.03.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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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리나라는 북핵문제를 놓고 주요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어떠한 입장을 내 놓을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사실 국제사회는 북한 핵문제 보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국제사회의 전략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사실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과 오바마의 미국은 각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먼저 시진핑은 더 이상 강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중국의 지도자가 아니다.
사실상 중국은 이미 강한 대국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중국이 마땅히 가져야 할 국제적 지위를 추구하는 과정에 있다. 이미 과거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의 성장이 기존 국제질서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왔다.
반면 시진핑은 신형대국관계라는 다소 위협적인 논리를 집권 초부터 천명하고 있다.
신형대국관계는 기존 중국의 국제체제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일초다강(一超多强)을 크게 변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중국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강대국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체제를 현 국제체제로 인식했다. 그러나 신형대국관계는 초강대국에 대한 우선권을 명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기존의 입장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집권 초기부터 국제사회에 강경한 중국의 외교정책을 암시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해군력을 증강하여 원양해군으로서의 기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미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모두를 포용할 만큼 넓다’라는 표현을 쓰며 해군력 확장의 범위에 미국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태평양까지 포함시켰다.
오바마는 미국이 가장 어려운 시점에 미국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8년 이후 지속되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오바마의 중간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최근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발을 하면서도 직접적인 제제수단이 없는 것도 미국의 현실이다.
이미 크림반도 문제가 심화되었을 때 해외언론에서는 미국의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오바마인 만큼 적극적인 해외문제 개입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보다 미국의 재정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국제사회의 비밀이 되고 있다.
결국 오바마의 미국은 분명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과거 1980년대 일본의 경제가 미국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을 때 미국과 일본이 전격적인 ‘프라자 합의’를 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프라자 합의 이후 엔화가 두 배로 절상되었고 이후 경제성장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각기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과 미국의 오바마는 분명 더 나은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 온갖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한다는 공통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물론 그 변화와 발전의 끝은 자국이 주도세력이 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새 시대를 맞아 변호하기를 맞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은 절묘한 외교가 필요한 때이다.
국가의 이익이 무엇인지 확실한 선택이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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