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박근혜의 선택은
‘캐스팅 보트’ 박근혜의 선택은
이 후보 국민적 평가 기다린 후 결정날 듯
  • 한내국 기자
  • 승인 2007.11.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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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을 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차라리 홀가분한 반면, 정작 박근혜 전 대표는 고민이 커지게 됐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측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이 이 전 총재를 지지하고 나설 경우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의 구도가 새로 짜여질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이 전 총재와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이 지역 성향 등에서 거의 겹치고 있고,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인 보수세력으로부터 완벽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와 연대할 경우 보수세력이 양분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치권 대다수 인사들은 박 전 대표의 신중한 성격을 들며 쉽사리 둘 중 한 명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과는 당 운영 등을 놓고 불화를 겪고 있고, 그렇다고 이 전 총재를 지지하면 보수층 분열이라는 책임을 져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7일 이 전 총재 출마 반대 당론을 모으기 위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입장표명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 전 총재의 출마가 가시화됐던 지난달 26일에도 “이 전 총재 출마설이 있는데 이 전 총재 쪽에서 도움을 바라는 것 같다”는 질문에 “나오신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런 질문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에는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모 보좌관이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이 전 총재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 박 전 대표가 뭔가 사인을 보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의 입장은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절대 안 된다는 강경론과 이 전 총재의 출마에 호의적인 두 가지 부류로 나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서 좌장 역할을 맡았던 김무성 의원은 지난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전 총재가 출마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예를 갖춘 대화를 통해 협상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내가 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회창·박근혜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전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다른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는 이 후보의 국민적 평가에 달렸다”면서 “이 후보가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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