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가진자의 양심과 못 가진자의 자존심
[최기복의 孝칼럼] 가진자의 양심과 못 가진자의 자존심
  •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4.05.15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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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자 일간지에 보도된 삼성그룹 3세 경영인 신라호텔의 이부진 대표 이야기다.
82세의 노인 운전사는 신라호텔의 입구 회전문을 들이 받았다. 모범 운전사라고는 하지만 80이 넘은 운전사의 실수 치고는 파장이 컸다. 차량 파손과 자기몸 다친것은 본인 과실이라서 어쩔수 없다손 회전문 수리비는 4억이 넘는다고 했다. 지하 단칸방의 독거 노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안 이부진 사장은 그 손해를 고스란이 껴 않았다. 더하여 노인의 병원치료비와 차량 수리비까지도…
구랍 누리꾼들, 심지어 모 정당에서까지도 칭찬이 자자하다.
필자는 삼성 그룹 출신이다. 고 이병철 회장께서는 인재제일, 사업보국을 경영의 모토로 삼았다. 3세 경영인의 경영 철학을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그 혈맥에는 선대의 피가 흐르리라 . 가진 자는 갖지 못한 자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보호하려는 양심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절망할수 밖에 없는 사람에게 구원의 햇살이었다.
또 하나 모범 운전자의 나이다. 호구지책이라고는 하지만 82세의 나이에 운전대를 쥐고 시가지를 누비는 운전자사다.
보통생각으로 그 나이에는 손자, 손주를 볼 나이도 넘는다는 생각이다. 경로당에서 장기나 바둑으로 소일하는 젊은층이 70대라면 80대는 한쪽 구석에서 좌장 노릇이나 하는 나이 임에도 그는 손수 모범 운전자로서 택시를 몰았다. 생을 누구에게도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 꾸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부진 사장이 가진 자의 양심이라면 모범 운전자는 못 가진자의 자존심이다.
우리 사회가 소통을 통하여 공존하고 나눔과 배려를 통하여 화합하는 모습이다.
때가 되면 대통령도 언젠가는 죽고 재벌도 죽음은 피할수 없는 자연의 윤회다. 재물은 사는동안 필요한 수준이면 된다.
허나 사회의 그늘진 이면에는 생활고로 세식구가 연탄불을 피워놓고 세상을 함께 하직하기도 하고 뱃가죽에 늘어 붙은 기름기 제거 수술을 위하여 수백만원을 쓴다.
갖지 못한 사람의 자살행위는 자존심을 상실한 자의 마지막 절규이고 뱃가죽 수술에 돈다발을 버리는 행위는 가진 자의 양심을 상실한 자들의 발악이다.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도덕적 양심은  패륜으로 얼룩진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일이다. 사회적 용역을 공급하려는 노인의 의지는 우리 사회를 견고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려는 모습으로 보아  귀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캥거루 가족을 벗어나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 무위도식으로 부모의 주머니만 보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인가. 시집 안가려는 젊은 여자들의 행복관은 어떤것인가. 일자리가 없다고 투덜대는 젊은 사람들. 보란듯이 새벽부터 작업복 차림에 일터로 나가는 수많은 외국 노동자들의 일터는 일자리가 아닌가 ?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근원을 찾아 올라가면 바로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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