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안전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
[충일논단] 안전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
  • 고일용 경제부장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4.05.29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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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로 박근혜 대통령이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을 조기 추진해 2017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은 소방, 경찰, 해경, 군, 지방자치단체 등 재난대응 조직이 하나의 통신망 안에서 일사불란하게 재난에 대응하고 원활한 협조체계를 갖추어 일원화된 무선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안전 대책을 쏟아내며, 꺼진 불도 다시 본다는 심정으로 부처와 산하기관은 모두 경쟁적으로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0세기 최악의 안전사고로 기억되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도 100년이 지났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항해에 나선 지 닷새 만에 빙하에 부딪쳐 1500여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최근 타이타닉호가 순식간에 침몰한 것과 관련하여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그 원인은 불량 리벳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판과 철판을 서로 연결하는 리벳이 불량했기 때문에 배가 빨리 가라 않았고 인명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한 사업장에서는 작업장의 물탱크가 터져 3명의 근로자가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된 기준 미달의 불량볼트의 사용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손가락 크기만한 리벳과 볼트의 불량으로 인해 발생한 타이타닉 침몰과 물탱크 사고는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중시한 나머지 가장 기본이 되어야할 안전문화를 소홀히 해 일어난 사고이다.
안전문화란 안전제일의 가치관이 개인 또는 조직 구성원 각자에게 충만해 개인의 생활이나 조직의 활동에서 의식, 관행이 안전으로 체질화된 상태를 말한다.
안전문화라는 개념은 1986년 구소련의 체로노빌에서 발생된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에 대한 국제원자력안전자문단의 보고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2월에 발생한 부산중공업 화재사고와 관련하여 정부 차원의 안전 대책들이 사업자은 물론 우리의 생활과 문화 속에 정착될 수 있도록 범국민적인 안전문화 속에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 안전문화운동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그토록 안전을 강조하는데도 지하철 추돌에 이어 버스터미널 화재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이 사회 전체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고는 인적 과실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걸 단순히 안전불감증이거나 개인의 과실/실수로 치부하면 사고는 예방할 수 없을 것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지난 1995년 범국민 안전문화운동추진본부를 운영한 이후 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보건은 물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업장 무재해운동과 안전보건강조주간행사, 어린이 조기안전교육, 범국민 안전문화 캠페인, 국민안전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넘버원을 제작, 방송하는 등 다양한 안전문화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안전문화운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전문화는 단순히 개인들이 일련의 안전지침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유된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존 조직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전문화의 추진방식에 있어서는 일방적인 계도나 홍보·교육보다는 정보의 공개와 확대의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 확대는 구성원의 자율권을 유지. 향상시키면서 위험에 대한 통제를 유도하여 민주적인 안전문화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안전문화는 강제적,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형성되는 것이므로 조직 구성원이나 프로그램 참여자의 자율성을 기본으로 해야 할 것이다.
산업현장은 물론 가정과 학교에서의 안전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안전문화는 사회 구성원이 공동의 행복을 위해 지키고 만들어 나가야 할 기본적인 과제이다.
이러한 안전문화를 우리의 일터와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안전이 자신의 문제이자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먼저 사업장에슨 노사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위험요인 발굴과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생활 속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확립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범국민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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