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유병언 씨 양심이 있다면…
[충일논단] 유병언 씨 양심이 있다면…
  • 금기양 부장
  • 승인 2014.06.01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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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타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진 차량이 전북 전주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견됐다.
주변 CCTV분석 결과 차량안에는 유씨는 타지않고 유씨 측근 중 한 명인 양모 씨가 한 여성과 함께 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는 장면이 목격됐다.
각종 매스컴에 보도된 양모 씨 관련 기사를 보면 그가 수사당국을 따돌리고 교란할 정도의 지략가로는 보이지 않는다.
유병언 씨를 추종하는 구원파 내의 일부 엘리층이 그들만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신도를 이용 사전 각본대로 수상당국을 조롱하고 있다.
검찰은 역시 유병언 씨 검거에 있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항상 구원파의 계략에 밀려 한 발 뒷북치기만 하고 있다.
추적팀은 지난 25일 전남 순천의 별장을 덮쳤으나 직전 유씨는 전주에 버려진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다. 검경의 유 씨 추적은 벌써 한 달 보름을 넘고 있지만 번번히 코앞에서 놓치고 있다.
검찰은 유병언 씨가 이달 17일 토요예배후 달아난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유씨는 검찰 설명과는 달리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마자 사전 도주 준비를 마친 후 3일에 이미 금수원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장남 유대균 명의의 벤틀리 차량이 전남 순천에서 포착되자 밀항을 위해 대균 씨가 탄 것으로 추정했으나 차량안에는 유병언 씨가 타고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유병언 일가 체포 작전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번번히 실패하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검경의 협조가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병언 일가 추적에 검찰은 인천지검이, 경찰을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직접 맡고 있다. 통상 범인 추적에 있어서는 경찰의 현장 대응력과 작전 등이 검찰보다 한 수 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 별장 급습 당시 검찰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전국에 있는 구원파 촉수(신도)를 통해 검찰 이상으로 정보를 얻고 치밀하게 움직이는 유병언 씨 체포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다.
순천 별장을 덮치기 전에 관할 전남 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해 겹겹이 도주로를 차단하는 저인망식 체포작전을 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월호 참사 때 인명구조 등 총체적 부실을 방기한 국가기관에 대한 실망에 유병언 씨 수사의 장기화로 누적되고 있는 국민적 피로를 누가책임 질 것인가.
유씨는 지난 군사정권 때 후원회와 각종 사회단체 등을 통 큰 기부를 해 정권으로부터 보험성 특혜를 받은 반면 교리에 묻혀 사리판단을 상실한 신도들에겐 각종 명목으로 헌금을 강요하고 계열사 직원들에겐 저임금을 주고 착취하는 등 종교인으로서는 용납 못할 짓을 해왔다. 종교적 신념을 떠나 계열사 운영과정에서 경제적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구원파 내 일부 엘리트 신도들이 평신도들을 이용해 유병언 씨 보호를 위해 수사당국의 법 집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이번 수사당국의 법집행은 종교적 탄압이 아니다. 300명이 넘는 무고한 생명을 차가운 바다 속에 버린 원흉에 대한 단죄를 위한 것이다. 종교적인 것을 떠나 대한민국 땅에 살고 있으면 그 나라의 법을 존중해야 한다.
유병언은 분명히 법을 위반한 것이다. 유병언을 돕다가 신도들이 구속되고 현상금이 억대가 걸리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으로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이때 유병언씨는 종교적 양심이나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 수사당국에 출두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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