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사회를 온몸으로 지키는 사람들을 기억하자
[충일논단] 사회를 온몸으로 지키는 사람들을 기억하자
  • 박해용 부국장 편집국 경제행정팀
  • 승인 2014.06.12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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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회 곳곳에 안전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세월호 참사과정에서 의로운 행동을 보인 이들이 그나마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런 당연한 용기(?)가 사라진 사회라면 이곳이 분명 정상적인 사회일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위험에 처한 생명을 저바리고 자신만 살자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의로운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트라우마는 많은 사고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숨지거나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갈 보면 그렇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로 8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친데 이어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숨졌고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는 방화로 자칫하면 큰 참사가 날 뻔한 아찔한 일도 벌어졌다.
뿐만 아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 추돌사고 등 앞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이렇게는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두달 여가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문제는 이런 사고에서 적나라하게 민낯을 드러낸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 참사만 해도 단 6분간의 화재에 그 많은 사람이 연기에 질식돼 숨질 정도로 안전에 무방비임을 드러냈다. 대규모 다중이용시설인 고양터미널 화재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 사회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고들 앞에 자책에 또 자책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도 이런 사고에 직면해 자신의 온몸을 던져 생명을 구하는 의로운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움 속에 희망을 보게 된다.
절박한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돌보기보다 주변을 먼저 챙기며 위험 속에 뛰어든 이들 앞에는 머리가 숙여진다.
서울지하철 3호선 방화는 마침 출장을 가느라 열차에 있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46) 씨가 몸을 던져 막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잘못했으면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같은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를 막은 권씨와 힘을 보탠 시민들에게는 우리 사회가 수없이 감사를 표해도 충분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다른 생명을 구하느라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의인들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씨, 승무원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씨 등은 승객들을 한명이라도 더 대피시키려 애쓰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단원고 교사인 남윤철, 최혜정 씨는 학생들을 끝까지 대피시키다 미처 구하지 못한 제자들 곁에서 생을 마쳤고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숨진 정차웅군을 비롯한 많은 학생도 그 극한의 상황에서 친구와 선생님을 챙겼다.
우리는 이들이 목숨 대신 세상에 소중하게 남기고 간 숭고함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대통령은 위험에 맞서 자신을 던지는 이들이 더는 나오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사회를 꼭 만들겠다고 국민앞에 눈물을 흘리며 읍소했다. 대통령의 마음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기를 바라지 않는 국민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정부나 국회가 하는 일들을 보면 우리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다.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그들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런 연휴라야 안전이 무엇인지부터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총리지명자가 발표됐고 연이어 새로운 정부를 이끌 장관들도 인선됐다. 그들이 한 마음으로 부디 이 어려움속에 국민들을 위한 한줄기의 희망이라도 보여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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