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교진 세종교육감 당선자에 바란다
[기자수첩] 최교진 세종교육감 당선자에 바란다
  • 서중권 기자
  • 승인 2014.06.15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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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971년 어느 궁궐 안.
왕 앞에 선 두 여인의 날 선 쟁론에 재판장(왕)은 말없이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
드디어 왕이 말했다.
“이 여자는 말하기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하고, 저 여자는 말하기를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하는도다.”
말을 마친 왕은 “칼을 내게 가져오라”고 한 뒤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 왕국의 제3대 왕인 ‘솔로몬’의 재판광경이다.
성서 열왕기상 4장 16절 부터 기록된  이 장면은 솔로몬 왕이 ‘지혜의왕’으로 영원히 기록될 순간을 잘 묘사하고 있다.
기자는 솔로몬 왕의 재판과정보다는 아기를 두고 두 어머니가 싸우는 모습에서 진정한 어머니의 사랑을 말하기 위해서다.
왕은 아기의 반을 갈라 똑 같이 나누라는 판결을 한다. 그러자 자식의 불행에 소스라치게 놀란 한 어머니는 상대여자에게 주고 죽이지 말라며 애원한다.
그러나 한 여자는 아이를 나누라 간청한다.
그러자 왕은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저가 그의 어머니 이다.” 재판은 끝났다.
어머니의 진정한 사랑을 꿰뚫은 솔로몬의 지혜가 새삼 감탄스럽다.
당시 이스라엘 민족은 아들이 없는 과부는 시세말로 ‘죽은 목숨과’ 같은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식을 포기할 수 있었던 용기는 진정 사랑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아이들의 행복만을 꿈꾸며…”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등 아이들을 위한 섬김으로 가득하다.
지난 13일 그의 첫 행보는 초등학교를 방문해 등교안내와 교통지도를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본보 13일자 5면>
17개 시도에 13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결과에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선자들의 소신과 철학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향한 교육정책’이 어머니 같은 마음이면 된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 마음’을 담은 진정한 정책이 나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선 최 당선자 주변 인물들은 당선인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참모들이어야 한다. 최 당선자는 “아이를 죽이지 말고 저 여인에게 주라”는 여인의 희생과 “아이의 반을 달라”는 자기중심의 여인을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벌써부터 최 당선자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논란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모쪼록 4년 동안 ‘솔로몬의 지혜’가 있는 당선자의 교육정책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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