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채의 늪 이대로는 안 된다
[기자수첩] 사채의 늪 이대로는 안 된다
  • 길상훈 공주주재 부국장
  • 승인 2014.07.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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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사채에 대한 폐해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물의가 일고있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고리업자의 횡포가 여전해 서민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악습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이들 대부업자 관리가 지방정부에 이양된 때문이다. 수백 수천여 개의 고리대부업자를 직원 몇 명이서 관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줄지 않는 빚 갚아도 갚아도 끊이 보이지 않네요”라며 “살 용기가 도무지 나지 않습니다.”
공주시에서 5평 남짓한 점포를 2년여 운영해 왔던 김 모씨(여·48)의 처절한 절규다.
김 모씨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은 두드려도 해결책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높은 은행 문턱은 엄두도 내지 못한채 이 때문에 결국 불법사채업자로부터 높은 이자돈을 얻어 쓰게 되는 상황이 오지금의 화근을 만든 것.
김 모씨는 “사실 요즘 날이 새는 것이 너무 두렵기도 하다.”며 “하루를 맞는 시간도 암흑 같은 시간이 번복되고 있어 심지어 가족들을 뒤로하고 죽음에 문턱까지 수없이 두드렸다.”고 말했다.
턱없이 높은 원금과 이자 상환은 도무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결국 김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쳐 있다.
이런 화근의 시작은 2년간 공주시 옥룡동에서 5평 남짓의 조그마한 음식점을 운영해 오면서부터다. 그는 최근 경제불황으로 치 닫아 점포는 폐업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다시금 극복키 위해 나섰지만 결국 늘어난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친구의 소개로 사채를 얻어 쓰게 됐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자신의 빚이 결국 원금과 이자가 턱없이 불어난 가운데 겁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으면서 500만원의 원금이 순식간에 이자가 붙어 1500만원으로 불었다.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최근에는 갖은 협박과 심지어 자식들에게까지 사채업자들로부터 협박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김 씨는 심한 우울증과 고통에 휘말린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지어 가족들에게 자칫 유서까지 남겨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난달 자녀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김 씨는 “영아야, 수아야(가명)엄마가 죽으면 가게는 물론 집 월세보증금 일부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조그마한 돈이라도 너희 자매가 찾길 바란다.”며 “엄마는 죽어서도 너희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김 씨는 “엄마가 잘못되면 너희는 모 처에 살고 있는 아빠를 찾아 함께 살길 바란다.이 다음 너희 자매가 성장하면 절대 엄마처럼 처절한 사람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우리 사회가 법과 규칙을 만들어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물리적 제재를 가하면서 형평성과 함께 자유롭게 살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들이 서민의 삶을 옥죄는 한 자유나 평화는 없어 보인다.
선량한 소시민이 노력을 통해 작지만 꿈을 만들어가는 사회라고 정부는 말하지만 사회 한 켠의 어두움을 채 가시게하지 못하는 행정의 사각지대가 노출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규제를 없애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지만 여전히 윗목으로 군불의 온기가 전달되기에는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다.
김 모씨와 같은 어려운 처지의 서민이 주변에 많다. 그러나 이웃도 또 형제도 이를 돌 볼수 없다면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이를 도와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손길이 없는 현실엔 평범한 소시민의 죽음만 기웃거린다면 누가 이 세상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세상이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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