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자치 단체장들에게 바라는 작은 소망
[충일논단] 자치 단체장들에게 바라는 작은 소망
  • 서세진 부장 당진주재
  • 승인 2014.07.0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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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에서 보수는 진보와 경쟁하며 진화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좌와 우, 이게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조차도 제대로 또 떳떳이 내릴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사회는 어떤 것인가. 일자리가 있고 가족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올바르게 펼치며 또 공평하게 실천할 수 있는 사회, 혈연과 학연 지연 등의 연줄은 배제되며 부정부패 또한 척결되는 것이 당연한 그런 상식이 통할 수 있는 사회이지 않는가.
이런 사회를, 아니 이런 사회의 바탕만이라도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벌어지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와 반인륜적 사건들. 이로 인해 어처구니없이 잃어버리는 수많은 소중한 생명들. 그리고 OECD국가 중 인구 10만명당 28.1명이 자살하는 1위 자살률. 뭐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 아닌가.
하지만 가장 슬픈 것은 어느 누구도 이러한 우리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진정한 비판의 자격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치인들 사회 지도자들은 다들 얘기하고 주장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의 모순을 고치고, 모든 사안에 채워져 있는 질시와 불신, 그리고 갈등들을 떨쳐내야 한다고. 그런데 변화는 없다.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암울한 이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는 없을까. 혹시 새롭게 지방정부가 출범하는 7월이기에 작은 기대를 가져본다.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채워지니 분명 변화의 계기다. 이들을 통해 신뢰와 소망 기쁨이 넘쳐나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할 수 없을까? 전과 같거나 오히려 못해질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소망과 기대감을 강하게 느껴보고 싶다.
이제 민선6기에 새로이 시작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품고 싶은 몇 가지의 소망이 떠오른다.
첫째는 ‘또 다른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지 말기를 바라는 소망’이다. 크고 보기 좋고 또 센 것만을 목적으로 하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깊게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이것이 지역 최고의 차별화된 경쟁력임을 깨달아주면 좋겠다.
둘째는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들어주길 바라는 소망’이다. 시민들의 움직임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며 시민들과 진정한 가슴으로 부딪히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바빠도 시민을 찾아야 할 것이며 그 어떤 유혹이 와도 시민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강자보다는 약자의 편에 서 주길 바라는 소망’이다. 사실 자본주의 도시에서는 가진 자가 더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균형감’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경제체제나 일부 사람만이 계속 득세하거나 부를 누린다면 그 자본은 변질되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약자를 지키는 것은 올바른 사회의 지향점이며 시대 의무다.
넷째는 ‘설득과 공감을 핵심으로 하는 창조적 리더십에 대한 소망’이다. 남을 설득하려면 다각도로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끊임없는 조율은 융합과 창의라는 제3의 결과를 생산할 수 있다.
마지막은 ‘내가 해야 할 일과 다음에 해야 할 일,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 지을 수 있는 판단력에 대한 소망’이다.
작은 이익이나 체면 때문에 자신 없는 엉뚱한 일에 전력을 쏟아 갈등을 부추기고 다음 세대의 권리마저 빼앗는 그런 일들은 재현되지 말아야 한다. 환경 파괴와 사회 분열을 유발하는 일은 과감히 포기하는 그런 용기를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분히 공공 지향적, 행정 중심적 사회구조다. 역사적인 사실이고 현실이다.
민초들의 주장과 판단에 따라서도 사회가 변해왔지만, 우리 사회의 흥망성쇠는 공공의 역할과 수준, 지도자들의 역량과 시각에 좌우되곤 했다.
이제 7월에 다짐하는 모든 소망들이 우리 사회의 고질병들을 고쳐가는 작은 출발점이 되길 새롭게 출범한 단체장들에게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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