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심한 공천 보면 울화통이 넘친다
[사설] 한심한 공천 보면 울화통이 넘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4.07.0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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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벌이는 공천모양새를 보면 울화통부터 터진다. 여야 정치권이 지방선거로 인해 공석이 된 자리를 놓고 공천 눈치싸움이 극심해 지면서 자기들 입맛의 후보선정을 진행하는 모습이 가히 꼴불견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맹랑한 정치권의 저급한 의식은 정치권이 얼마나 국민들을 졸(卒)로 보는 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자괴감마저 느끼게 한다.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실망감을 확인했건만 온갖 구태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은 것은 곧 이 나라의 정치문화가 구겨져도 형편없이 구겨진 채로 한 치의 발전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정한 후보 심사는 간 데 없고 당리당략과 제 사람 심기가 횡행하다보니 주민 대표 뽑자는 선거에 주민 의사는 안중에도 없다. 후보들은 쉬운 전략공천에 목을 매느라 개혁공천은 이미 오래 전에 물 건너갔으니 이러다간 정치생명 연장에 목숨을 건 구태 인사들의 대규모 컴백 무대가 될 판이다.
더욱이 지방선거에 이은 미니총선급 보궐선거는 세월호라는 엄청난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룬다는 점에서 여느 선거와는 다르게 치루어져야만 하는 그런 선거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동작을을 놓고 벌이는 여야간 극심한 눈치싸움을 보면 이같은 정치권의 이그러진 단면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장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라는 것까지 만들었지만 여전히 인물난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람은 많은데 적임자가 없다. ‘혁신’은 표를 구걸하려는 선거 전략으로 치부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고사한 서울 동작을은 잇달아 낙마한 국무총리 만큼 후보자 내기가 힘들다.
서산ㆍ태안에서는 한상율이라는 의혹 투성이 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켜 공천심사위원이 항의 사퇴까지 하는 심각한 내홍을 야기했다.
얼마나 쓸 사람이 없으면 방금 청와대로 차출된 수석에 전 국무총리도 모자라 대권후보 부인 이름까지 나돌았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우왕좌왕하긴 마찬가지다. 동작을의 ‘기동민 전략공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최강 공천’을 공언했건만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이 벌써 줄을 섰다.
지명공천 받으려다 경선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자 출마포기 어깃장을 놓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전략공천을 강행하면 집단탈당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이들도 있다.
잠재 대선후보인 손학규 고문 차출설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출마설까지 뒤죽박죽이다. 야권 연대를 기웃거리는 진보계 정당들도 과거 명성을 날리던 스타급 후보들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오히려 야권 분열로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원칙없는 공천과 무분별한 후보 공천에 여야를 막론하고 재보선 진통이 극심하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기저기 무리수가 쏟아져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만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의 뜻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데 지금 으로 봐선 당과 운명을 같이 할 정치꾼을 뽑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공약은 눈씻고도 찾기 힘들고 누가 누구인지, 지역을 위해 뭘 하겠다는 건지 도통 모를 일이다.
공천이 마무리돼도 선거일까지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주민들은 또다시 깜깜이 선거에 내몰릴 판이다. 역대 최저 투표율이 걱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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