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인 칼럼]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
[송낙인 칼럼]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
-Nakdong River in duck egg drops-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4.08.0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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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오리알이란 뜻은 어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홀로 소외되어 처량하게 된 신세를 이르는 말이다. 그 유래의 말은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진지를 점령하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던 1950년 8월 4일이다. 낙동강변 낙동리에 배치된 국군 제1사단 12연대 11중대 앞에는 1개 대대 정도의 인민군이 낙동강을 건너기 위해 필사적인 도하를 시도하고 있을 때 총격전이 계속되고 유엔 항공기에서 네이팜탄을 퍼부어 적진지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신이 난 국군용사들은 기관총의 총열이 벌게질 때까지 사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때 항공기에서 떨어지는 포탄과, 국군의 사격으로 적이 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11중대장은 갑자기 큰 소리로 야!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 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비로소 정신이 든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전장에 메아리쳤다. 그 후 낙동강 오리알이란 말은 국군용사들이 인민군을 조롱하는 뜻으로 널리 사용하게 됐다. 왜 하필 ‘낙동강 오리알’일까. 사전적으로는 무리에서 떨어지거나 홀로 뒤처져 처량하게 남은 신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낙동’은 상주에서 어원이 비롯되는 바, 상주의 옛 지명이 상락(尙洛) 또는 낙양(洛陽)으로 낙동강은 상주의 동쪽에 있는 강이라는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낙동강 중상류의 유일한 섬인 하중도에 천 년 묵은 금개구리가 살고 있었는데, 새가 잡아먹으면 봉황으로, 뱀이 잡아먹으면 용이 된다는 것을 백로와 뱀이 우연히 알았다. 그 후 둘은 서로 찾아 나섰다가 백로가 금개구리를 잡아먹고 봉황이 되어 날아갔고, 슬픔에 젖은 뱀이 낙동강으로 내려오다가 이무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 소문이 퍼져 나가자 전국에 있는 학과 오리, 꿩들이 봉황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하중도로 몰려들었으니 섬은 그야말로 철새의 천국이 됐다. 얼마나 복잡한지 산란 시에 둥지를 잡기 위해 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학의 둥지에서 꿩 병아리나 오리새끼가 나오기 일쑤였다. 이렇게 남의 둥지에서 태어난 홀로된 새의 새끼들을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불렀다 한다. 다시 말하면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척박한 환경에 처해진 신세라는 의미다.
그 예로서 최근에는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공천이나 조직개편에 따른 부처 밥그릇 싸움에도 자주 쓰이는 말이다. 선거 때마다 지역감정이 떠오르는데 막대기만 꼭아 놓아도 당선되는 사례는 현시대에서는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특히 전략공천제도는 민주주의 사회에는 없어져야 할 큰 과제다. 해당 지역에서 일을 열심히 해서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받아 공천 받은 자가 당선돼야 하는데 계파들끼리 유권자를 무시한 채 나누어 먹기식 야합으로 했다가 낙선된자들 보고 하는 말도 된다. 그리고 고위공직자가 금품수수하여 낙마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과 명예 퇴직한 중년에 빗댄 ‘이태백 오리알’ ‘386오리알’ ‘사오정 오리알’도 세태별 유행어도 있다.
역사에서도 나타나지만 사상, 주의나 사실에 따른 일편단심(一片丹心) 처세, 곧은 기개는 인정받는다. 하지만 흐름의 회돌이 속에서 적응되지 못하면 뒤처지거나 역풍 맞는 게 다반사로 있어왔다. 변화점을 읽지 못해 엇박자 선택을 했다면 어느 정도 불편은 스스로가 감수해야 할 자신의 몫임에도 특정지역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구동성이 푸념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낙후된 지역이 변함없다고 하면서도 지역에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들이 났으니 보상받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가진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얘기로는 왼쪽 귀가 간지러우면 욕을 먹는 것이고, 오른쪽 귀가 간지러우면 칭찬을 듣는 것이라 했다. 선거브로커 등에 의거 친일, 친미, 극우파들의 농간에 따라. 선거철에 한 몫 확실히 챙긴 승냥이들도 있다. 이러한 자들의 용간에 놀아 난 자들은 결단코 낙동강 오리알의 신세로 되고 말았다. 
그런 오리알이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동강 오리알’도 이젠 옛말이 됐다. 오리알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데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달걀보다 낮아 건강식으로 인기다. 불포화지방산은 소의 10배, 닭의 5배, 돼지의 2배라고 한다. 오리알 기름도 시력회복, 빈혈예방, 혈압 정상화,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오리알은 칼슘이나 철, 마그네슘 등 무기질 성분이 달걀보다 풍부하고 비타민A 함량도 많다. 노른자의 레시틴 성분은 콜레스테롤 배출에 좋다고 한다. 또 두뇌발달과 기억력 향상, 세포재생 등을 돕는 비타민A가 많고 피부를 좋게 하는 콜라겐도 풍부하다. 또한 오리알로 만든 요리 중에는 중국의 쑹화단(松花蛋·송화단)이 유명하다. 알을 찰흙·소금·왕겨·석회 등의 혼합물에 넣어 밀봉한 뒤 삭힌 것으로 껍질 속의 흰자위에 소나무 잎 무늬가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 중국인의 수요가 워낙 많아 유해색소를 썼다가 감옥에 가는 사람이 자주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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