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인 칼럼] 휴먼(human)에게 이중성이란?
[송낙인 칼럼] 휴먼(human)에게 이중성이란?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4.1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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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성(二重性)이란 어떤 것이 대립되는 두 성질을 다 가지는 것을 말한다.
사람에게 쓰면 서로 모순되는 성격이 있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띠게 된다는 말이다. 윗사람에게는 아부하고 아랫사람을 짓밟는 등 어느 조직이나 단체든 힘 있는 사람에게는 아부하고 힘 없고 비리비리한 사람에게는 작은 실수도 가혹하게 내리친다.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는 인정받고 싶어서 좋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아첨한다.
이처럼 힘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태도로 신뢰감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아랫사람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하지만 윗사람에게는 놀랄 정도로 고분고분하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사람들은 권력이나 힘을 쥐면 스스로 대단하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이는 자신은 더 자유롭게 행동하고 본성을 드러낼 권리라고 여긴다.
권력자와 자본가들, 그들이 사람이라는 이유로, 같은 종류에 포함시켜 혐오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사람은 이중성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
세상에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죄를 지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남에게 죄를 들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도 쉽게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죄를 들켜 처벌을 받는 사람들을 한치의 거리낌 없이 지탄할 때도 있다.
이처럼 죄를 대하는 사람의 이중적인 속성을 표현한 연극이나 영화 소설 등이 있어 최근  눈길을 끈다. 소위 아프로네스란 연극이 바로 그것이다.
아프로네스는  어리석은 자들이란 뜻을 가진 헬라어로, 자신을 성찰하는데 둔감한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이 연극 중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와 간음한 여인의 일화가 등장한다. 2000여 년 전 유대마을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간음죄로 붙잡혀온다. 유대율법에 따르면 그녀는 돌에 맞아 죽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 나타난 예수는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외치고, 이말 한마디에 군중은 슬그머니 돌을 내려놓고 흩어진다. 이 장면을 통해 죄에 대한 판단을 놓고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면서도 타인에게 엄격한 이중잣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 연극은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마음으로 했다고 한다. 서로에게 잘잘못과 죄를 떠넘기면서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어리석음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다.
영화 ‘지킬앤하이드’에서 학식이 높은 인격자인 지킬박사는 선과 악의 모순된 이중성을 분리시킬 수 있다는 약을 만들어 복용한 결과 악마성을 지닌 하이드로 변신하게 된다. 지킬박사가 약을 먹고 하이드로 변신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壓卷)이다. 몇 겹의 얼굴이 빠른 속도로 겹쳐지며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이 지닌 이중인격을 날카롭게 묘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 안에도 언제나 두 얼굴 두 마음이 존재한다.
착한 아들 딸이고 싶은 마음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과 놀고 싶은 마음 등 모든 사람이 이중성은 있겠지만 너무 과하게 되면 본인이 화를 입게 되고 말 것이다.
진짜 사람은 첫인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오랫동안 만나면서 이것저것 겪어봐야 아는 것 같다. 권력 있거나 유명한 사람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지만 자기보다 약하거나 힘없는 서민에게는 거만하기 짝이 없어 놀랄 때가 많다.
특히 부하 직원이나 서민들이나 식당 종업원에게는 마구잡이로 무례하게 대해 같이 간 사람이 민망하고 불쾌할 정도다.
엘리트 계층에 속한다면 배운 사람이다. 배운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만을 떤다. 지식은 많은데 지혜롭지가 못하다. 말은 유식한데 행동은 무식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준법정신이 엉망이다. 사회생활하면서 겪은 일이다.
힘 있는 사람부터 법을 안 지키니 부정부패가 만연할 수밖에 없다. 사람 모두가 뭐가 잘못되면 전부 윗사람은 아랫사람 탓이고 자기반성은 조금도 없다. 모두가 남의 탓이다. 제발 나(사람)부터 이중성을 고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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