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인 칼럼] 세상에는 이따금 좀벌레도 있다
[송낙인 칼럼] 세상에는 이따금 좀벌레도 있다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4.11.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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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눈만 뜨고 전기만 들어오면 너나없이 시기, 질투, 비방, 흑색선전, 중상모략 등이 난무하고 서로 훌륭하다고 칭찬해주고 포용심이 메말라진 실정이다.
우리는 그저 땅 위에서 생존을 위해 바등거리는 세균 무리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한비자의 글 오두편에 나오는 오두란 나무를 갉아먹는 다섯 종류의 좀벌레란 뜻으로 인간을 열거하고 있다.
나라를 망치는 오두(5가지 좀벌레), 팔간(8가지 간흉), 십과(10가지 과오), 그 이름은 그럴 듯하면서도 실상은 인간 세상에 두루 해악(害惡)을 끼치는 8가지 인물들의 조목을 들었던 팔설(八說) 등은 요즈음의 현실 정치에서도 당연히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받아들여져야 할 철언(哲言)이며 명언(名言)으로 올바른 가르침이다.
정치가 통째로 실종된 시대에 싸움질이 본분인 줄 착각하듯 하는 정치하는 분들께 한 마디 고언(苦言)을 드린다.
제발 한비자를 일독(一讀)하시라고 권한다. 그래서 오두의 글을 쉽게 풀어 해본다.
나라를 망치는 5가지 좀벌레는 첫째 학문을 하는 것들(학자, 문필가, 평론가). 곧 선왕의 도를 일컬으면서 서책을 뒤적여 인의를 말하고 용모나 복장을 성하게 치장하고서 쓸데없는 말을 꾸며 늘어놓고 당세의 법률을 의혹토록 해서 백성과 임금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것들이다.
둘째 번드르르 말 잘하는 것들(신문, 방송, 언론). 사사로운 이름을 꾸며대며 바깥세상(돈, 권력, 외세)의 힘을 빌어 사적인 욕심만 채우고자 하여 사직(社稷, 국가)의 이익은 내동댕이쳐버리는 것들이다.
셋째 권력의 칼을 잡은 것들(국회의원, 장관, 검사, 경찰, 군인). 꼭 도당의 무리를 지어 절조를 내세우면서 이름을 드날리고자 국가기관이 정한 금법을 범하기 좋아하는 것들이다.
넷째 다스림 받음에 대해 우환(憂患)하는 것들(유력자, 선동꾼, 공직자). 사사로이 세도(勢道) 권문(權門)에 의지하여 권력을 쌓고, 정성 다하여 뇌물을 바치고, 높은 벼슬에게 아첨해 아뢰어서 땀 흘려 노력하는 것을 기피(忌避)하는 것들이다.
다섯째 상공인들(기업인, 자본가). 깨지고 비뚠 그릇까지 수리해서 팔고, 돈될 것은 마구 그러모으고, 때마다 재물을 쌓아놓고서 번번히 농부의 이익을 빼앗아 먹는 것들이다.
다섯 것들이 나라 망치는 좀버러지들.
백성이나 군주가 이 다섯 좀버러지들을 제거하지 못하고, 바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돌보지 아니하면 비록 이 세상에서 멸망하는 나라로 되거나 조정이 소멸될 것이라 하여도 또한 괴이한 것이 아니리라.
천하에 부서져 멸망하는 나라가 되거나 소멸되는 나라가 있다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새겨볼 일이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 했던 그 시절로 회귀하자는 것인지 반민주적인 망령들이 되살아나고 있음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동과 서를 가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그것도 모자라 이데올로기라는 이념적 대립을 끄집어내는 어처구니 없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 것인지 성찰해봐야 할 일이다.
먹이사슬 구조처럼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며 죽이려 할 때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어차피 상위그룹만 생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배우지 못한 사회적 약자만 희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결론에 도달한다. 부패한 정치권력은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도록 하는데 정책을 구사한다.
여론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통제하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며 대립 긴장구도를 가져갈 때 그들은 이면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취할 뿐이다.
누구를 위한 분열인지를 우리는 객관적 이성으로 분별하고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요지경인 세상이 좀 더 깨끗하고 밝고 맑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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