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어이없는 국정운영 자화자찬
[월요칼럼] 어이없는 국정운영 자화자찬
  • 김학원 의원 【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의장 】
  • 승인 2007.03.04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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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 업무 성적에 대해 정부는 스스로 평균 91.7점의 높은 점수를 매겼다. 외교·안보 분야만 89점으로 아깝게 ‘우’의 성적을 거두었으며, 나머지 분야인 경제 분야에서 92.3점, 일반행정 92.2점, 사회·문화 91.7점으로 모두 90점을 넘어 ‘수’의 성적을 받았다. 정부의 자체 평가대로라면 참여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우등상을 받아야만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평가하는 참여정부의 성적표는 전혀 다르다. 국민 4940명을 대상으로 한 정부 주관 조사결과만 봐도 현 정부에 대한 성적표는 겨우 51.5점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낙제점수인 것이다. 이러니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의 자체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이 아니라 200점 만점”이겠지 하는 비아냥거림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오죽하면 정부 관계자도 “국민과 정부의 평가 점수 간 괴리가 너무 큰 것 아니냐”며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겠는가.
특히 지난해 가장 잘한 분야가 경제라는 정부의 평가는 듣기에도 민망하다. 얼마 전에도 청와대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각 분야 성적표 나쁘지 않았다 -통계로 본 참여정부 4년”이라는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수출, 외환보유고, 주가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역대 어느 정부에 비해 뒤지지 않는 성적을 올렸다고 자랑했다. 국민들은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이 정권만 홀로 경제정책을 잘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경제 성적표는 유리한 통계는 과장하고 불리한 통계는 누락시킴으로서 사실상 “통계조작”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먼저 경제성장률의 경우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평균 경제성장률이 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우리 경제는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낮게 성장했으며, 아시아 경쟁국들 사이에서 꼴찌였다는 통계는 정부의 경제 성적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정부가 약속한 일자리 창출도 매년 목표에 미달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숨기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100만 명을 훨씬 넘어 사회불안까지 가중되고 급기야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달라며 서울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서민을 울린 부동산값 폭등을 비롯한 어두운 민생통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없다.
이러고도 정부는 경제분야가 가장 자랑스럽다고 얘기하며, 92.3점을 경제에 대한 성적표라고 국민 앞에 버젓이 내놓고 있다.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형편없이 낮은 이유가 민생경제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정부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 정부는 왜곡된 통계와 사실로 자화자찬이나 하는 ‘허풍선 정부’로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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