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신뢰’ 구자철 4년 전 ‘영광’ 찾기
‘무한 신뢰’ 구자철 4년 전 ‘영광’ 찾기
2015 호주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MVP
  • 뉴시스
  • 승인 2015.01.1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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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구자철(26·마인츠)이 4년 전의 영광을 되찾아 나서고 있다.
구자철은 10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한국과 오만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과감한 슈팅을 아끼지 않으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전반 6분 한국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포문을 연 구자철은 함께 출전한 조영철(26·카타르SC)·이청용(27·볼턴)·손흥민(23·레버쿠젠) 가운데 가장 영양가 있는 활약을 펼쳤다. 유효슈팅을 팀 내 최다인 3개나 기록했다.
비록 선제골의 주인공은 조영철이었지만 이 역시 구자철의 발끝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구자철이 중앙에서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문장 알리 알 합시(34·위건)를 맞고 나와 조영철에게 걸렸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찾아온 종아리 부상과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예전만큼의 기량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9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을 치르기 위해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부상 회복이 더뎌 결국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아픔도 겪었다.
소속팀 마인츠에서도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다. 전반기 17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6경기를 쉬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1월 구자철에게 주장을 맡기며 신뢰를 보냈다. 요르단·이란과의 중동원정에서 대표팀을 이끌게 했다.
구자철은 힘든 원정 속에서도 강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장으로서의 역할과는 별개로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은 미미했다.
요르단전(1-0 승)에서는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8분을 뛰었다. 이란전(0-1 패)에서는 선발 출전해 83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이유는 4년 전 아시안컵에서의 맹활약한 것에 대한 강렬한 인상 때문이다. 그는 지난 카타르 대회에서 5골을 넣으며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조광래(61) 당시 대표팀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뛴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하는 ‘구자철 시프트’로 그의 공격 본능을 이끌어냈다.
구자철은 그 대회를 통해서 스타덤에 올랐다.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K리거였던 그는 아시안컵이 끝나자마자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까지 했다.
A매치 13골(44경기) 가운데 지난 아시안컵에서 넣은 골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5골이다. 아시안컵은 그에게 있어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추억은 현재의 기량을 담보하지 못했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니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팬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는 대표팀 주장 완장도 동료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게 물려줘야 했다.
그럴 때마다 대표팀 동료들은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기성용은 “구자철은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충분히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4년 전 대회에서 득점왕을 했던 것처럼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구자철과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조영철은 “구자철 형은 워낙 밝은 성격이고 스스로 마인드콘트롤도 잘한다.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혼자서 잘 극복하려고 노력하려는 스타일이다. 그런 점에서 옆에서 보고 배울점이 많은 것 같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오만전이 끝나고 난 뒤 구자철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비난을 많이 받고 있지만 나는 구자철의 재능과 능력을 신뢰한다.”면서 “그가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믿었다.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것을 보면 나의 이런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이렇듯 대표팀 내에서 전폭적인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부활의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4년 전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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