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사드’ 한국 배치는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
[충남시평] ‘사드’ 한국 배치는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5.03.30 1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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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임진왜란 하면 가장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조선 통신사 부사로 파견됐던 김성일이다. 선조는 임진왜란을 2년여 앞둔 1590년 3월,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요청에 따라 왜에 통신사를 파견했다. 당시 정사는 서인 황윤길이었고 부사는 동인 김성일이었다.
통신사 파견에는 일본의 요청도 있었지만 도요토미 집권 후 일본 정세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컸다. 당파가 달랐던 이들은 파견될 때부터 티격태격했다. 이듬해 3월 귀국 보고서는 이를 확인케 해줬다. 정사 황윤길은 “반드시 왜의 침입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동인 김성일은 “그런 증상은 발견하지 못 하였다.”고 했다.
도요토미의 인상에 대해서도 황윤길은 “눈빛이 반짝반짝하여 담과 지략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고 김성일은 “그의 눈은 쥐와 같아 마땅히 두려워할 위인이 못 된다.”고 보고했다. 왜라는 나라와 도요토미라는 인물의 평가를 두고 둘의 판단은 동·서 만큼이나 달랐다.
한 해 뒤인 1592년 4월 일본은 조선을 침략했다. 황윤길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김성일의 평가는 틀렸다. 김성일의 판단 능력이 그만큼이었는지 아니면 일부러 거짓 보고를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결과적으로 왜가 침략하자 김성일이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문제는 애당초 조선이 왜의 침입으로부터 국가와 백성을 방어할 능력을 키우지 않았다는 데 있었지만 이는 묻혔다. 정사의 말을 믿지 않고 부사의 말을 더 믿었던 선조의 잘못도 묻혔다. 도요토미가 조선에 ‘정명가도’(명나라를 치기 위해 조선의 길을 열어 달라)를 처음 요구한 것은 1588년 10월 이었다.
통신사 파견 이전부터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은 허송세월했다. 김성일이 설혹 돌아와 황윤길과 같은 입장을 밝혔더라도 왜의 준비에 비해 조선의 준비 기간 1년은 너무 짧았을지 모를 일이다. 김성일을 믿고 설마 했던 선조는 정작 왜가 침입하자 달아나기에 바빴다.
최근 우리나라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두고 국론이 시끄럽다. 찬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 임진왜란 당시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사드 배치가 불가하다는 쪽은 중국과의 관계와 사드의 실효성을 내세운다. 설마 북한이 남을 향해 핵을 터뜨리겠느냐는 의문이다.
또 북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을 쏘아 올린다면 사드가 어찌 이를 다 격추시키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우리나라가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를 두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2023년 이후에나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현실적 위협이 된 북핵이나 미사일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니 우선 사드로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어느 쪽 주장이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분명한 점은 어느 쪽 주장이 옳으냐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북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방어할 능력이 있는가가 문제다. 물론 방어 능력이 있다면 사드는 당연히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방어 능력이 부족하기에 사드뿐만 아니라 무슨 수단이라도 강구해야 한다.
‘설마’하며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최근 이스라엘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날아오는 로켓을 아이언 돔으로 속속 잡아내는 것을 우리는 지켜봤다. 그것이 온통 적국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생존 비결이다. 이스라엘은 날아오는 로켓까지도 잡아내는데 하물며 이것이 핵폭탄이라면 의미가 사뭇 다르다.
북한은 핵을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통해 발사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그런 미사일 발사대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마 북한이 우리를 향해 미사일이나 핵을 터뜨리겠느냐고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판단이 옳건 그르건 시비를 걸 이유는 없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방어체계를 만드는 것은 우리 정부가 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설마’란 없다. ‘설마’는 그저 시련만 안길 뿐이다.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만든 미사일방어 체계의 군사 장비의 하나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 핵무기의 위협에서 주한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안보는 ‘너그러운 이웃’이 아닌 ‘힘’과 ‘동맹’에 의해 유지된다. 사드에 대한 국가적 결단도 이런 전제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이익이 반드시 한국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음은 국제관계의 상식이다. 우리의 국익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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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 2015-04-01 22:14:08
대다수의 국민은 이미 알고 있을 듯 합니다.
우리의 국익으로 결정할 정부의 결단을요.
옳으신 말씀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