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공짜는 없어야 한다
[최기복의 孝칼럼] 공짜는 없어야 한다
  • 최기복 대전하나평생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5.04.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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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경제교육의 시작은 ‘공짜는 없다’로 부터다. 자식들을 키우면서 부모는 자식들이 필요한 용돈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아버지 구두에 흙이 묻어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구두를 정성스럽게 닦는다. 구두닦이의 솜씨와 비교해 그에 상당한 대금을 아들에게 지불한다.
어머니는 가사를 돕게 하고 그에 상당한 품삯을 지불한다. 자식이 용돈이 필요해 보이면 부모는 자식에게 일감을 만들어 주고 그에 상당한 품삯을 지불하는 것부터 가르친다. 용돈이 모이면 그들은 용돈을 사용하는 것도 가르친다.
주변에서 가장 어려운 이웃에게 남은 용돈을 기부하게 한다. 일해서 벌은 돈을 값지게 사용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일손을 놓고 용돈이 궁핍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용돈을 사용하게 한다.
오늘날 세계를 석권한 유대인들의 기부문화가 이뤄진 교육적 동기가 바로 그것 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13세가 되면 그들은 성인식을 치른다. 성인식은 결혼식보다 더 정성스럽게 치뤄진다. 일가친척이 다 모인 성인식장에서는 형편껏 종자돈을 만들어 주고 스스로의 앞날을 개척해 가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성년식과는 많은 것들이 다르다. 이 시기에 이르면 부모의 역할은 이들 스스로의 앞날을 개척해 나가도록 조력할 뿐이다. 부모의 보살핌은 거의 끝이 난다. 이들은 독자적인 판단과 독자적 결정으로 세상과의 조우를 시작한다.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다. 그들은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국사람은 포기의 달인이라면 그들은 재기의 명인이다. 원인을 발견하고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매뉴얼대로 지켜나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탓으로 돌린다. 네 탓, 내 탓, 부모 탓, 형제 탓, 사회 탓, 나라 탓으로 실패의 원인을 돌리며 자위한다.
그리고 포기한다. 실패조차도 그들은 가치를 부여한다. 한 가지 일에 일만 번의 실패를 한 발명왕 에디슨이 그 예다.
공산주의는 공짜가 그들의 바이블이다. 사유재산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 선의의 경쟁조차도 용인 되지 않는다. 이제는 지구 상에 공산주의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공짜도 사라져 간다.
차제에 무상급식 논의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난이 죄는 아니지만 가난을 맛보고 자란 아이가 더 행복해 질수 있다는 후편 스토리는 뒷전에 두고 목전의 불편과 이익에 혈안이 된 모습들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읽을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의 약점이 빈익빈 부익부라고 떠들어 대던 공산주의 국가에서 빈부의 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공산주의자들은 평등한 바보의 천국을 꿈꾸고 있다.
밥을 굶긴다는 것이 아니라 살만 하면 자식들을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당연히 밥값을 내고 밥을 사 먹이라는 취지다. 대전역에 밥 때만 되면 밀려드는 공짜 식객들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공짜로 밥 얻어 먹고 사는 부자집 아들들의 머리 속에 무엇이 들어 차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볼 때다. 세금은 차별해서 가진 자에게 많이 걷자는 사람들이 왜 그들 자식들의 밥 걱정까지 하고 나서야 한다는 말인가?
오늘날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대안없는 포퓰리즘이 우리의 의식을 얼마나 황폐하게 하고 있는지? 그들의 노림수는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한다. 보편적 복지라는 낱말은 부자집 자식들 공짜 밥 먹이라는 뜻은 아니다. 선별적 복지라는 것이 사람 차별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그러나 바닥난 재정으로 대안없는 선심 공약으로 자신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면서 국민을 선동하는 일이거나 공짜를 바라게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국론을 분열케해 반사아득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은 공짜에 어두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지는 모르나 바로 공짜밥을 먹고 자란 부잣집 아이들이 책임질 미래에 암초를 만들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페이고(PAYGO)라는 단어는 예산을 대체 할 수 없든지 마련할 수 없는 공약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안없는 선심공약의 작태는 사라져야 한다.
우리사회가 건전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공짜가 사라져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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