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가정의 달 5월, 가정마다 행복하길 소망한다
[충남시평] 가정의 달 5월, 가정마다 행복하길 소망한다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5.05.11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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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개인, 가정,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해마다 5월을 가정의 달로 15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날은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날인 동시에 특수한 가정이나 위기의 가정들을 돌아보는 한 달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가정들이 믿음의 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큰 가정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하는 달이기도 하다.
5월, 가정의 달에는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몰려 있다. 때문에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과 스승님을 찾아뵙느라 가장 분주한 달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달에는 입양의 날(11일),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도 잇달아 있어 가족 단위의 화합이나 친목을 위한 행사가 유난히 많은 달이기도 하다.
가족과 관련한 많은 기념일이 있어 부모, 부부, 자녀, 성년, 스승 등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는 5월을 이름하여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정의 달을 맞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요즘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가정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올해는 여느 해와 확연히 다르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부모도, 스승도 즐겁고 화기애애할 수 없으니 될 수 있으면 행사나 모임을 피하고 집안에서 차분하게 지내는 분위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전국적으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은 옛날에는 떠들썩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행사가 최소 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때문에 5월, 가정의 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줘야 할 사람들 마저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나 자치단체, 혹은 우리 사회가 매달, 매일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늘 부족해 사회적 약자들이라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애환이 유독 5월이면 가정의 달이어서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최근 초등학생들이 읽는 책 중에 이수복 아동작가의 ‘다른 집 아이가 될래’라는 내용을 보면 가족이 적어 홀가분한 핵가족, 시끌벅적 커다란 확대가족, 아내와 남편만 사는 단출한 가족, 입양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들을 알기 쉽게 소개된 것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정상’적인 가족과 그렇지 않은 가족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다양해졌음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은 이미 책 속에서 배워 받아들이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어른들에게도 이러한 가르침과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가족이 사회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가족을 구분 지어 차별하고, 소외시켜 사회를 분열하게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정상이라고 여겼던 가족은 이제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하나이며 우리가 정상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아 차별과 소외로 상처받은 이웃이 있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중에는 우리의 소중한 이웃, 아이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차별하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구분지어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분열시키는 사회의 분위기는 결국 구성원 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우리가 원하는 밝고 따뜻한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가정의 달을 잘 지켜내고 좀 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의 생각에 변화가 조금 필요하다.
조급할 필요도 없지만 더는 미뤄둘 이유도 없다.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것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된다. 다양한 가족을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인식의 변화는 그 자체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게 될 것이다.
그 에너지는 서로가 믿고, 돕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으로 활용될 것이며 우리는 물론 우리의 다음 세대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요컨대 가정의 달에 내 가족과 내 가정이 행복하길 소망한다. 더불어 조금 다른 모양의 가족이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인식의 변화가 돈이 든다면 함께 하자고 말하기 고민스러웠을 테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되는 것이기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특히 자녀교육이나 사회와의 소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입양가정,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가정, 장애인가정, 고아원, 양로원, 요양원, 기타 보호시설 등에서 어렵게 지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히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책무다. 그리고 점점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소외된 이웃을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끌어 들여 상생할 수 있는 실리적이고 구체적이며 근본적인 지원 대책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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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5-05-11 20:11:43
부부의 냘이 있슴을 오늘 법혜스님의
칼럼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 35년 이 넘는데 부끄럽습니다.

새삼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 와
국가가 행복인 것을 실감하는
오월입니다.

이웃을 위한 배려도 점수가 낙제점같아
스님의 글 읽으며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