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개선점 많다
[사설]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개선점 많다
  • 충남일보
  • 승인 2015.10.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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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대형 할인 행사)로 유통업계가 시끌벅적하다.
정부가 ‘소비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유통업계 합동 할인 행사가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나 준비 과정 없이 진행되면서 계속 잡음과 논란을 낳았다.
최대 50∼80% 등의 홍보 문구가 난무하지만 할인율 기준은 모호하고 ‘졸속’ 논란에 놀란 유통업계가 추가 세일에 나서자 이미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은 한순간에 ‘호갱’(어수룩해서 이용당하는 손님) 처지가 됐다.
블랙프라이데이란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목요일의 추수감사절 이튿날에 시작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쇼핑을 말한다. 정말 엄청난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 때에 맞춰 특별 할인 행사여 미국 소비자들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여 인기가 짱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때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통해 소비와 경기를 활성화 시키려는데 정부의 취지는 소비자나 업계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백화점을 비롯 마트, 편의점, 온라인 홈 쇼핑 등은 상품이 다양해 전국 어느 곳이든 발 디딜 틈 조차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번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는 상품재 고관리에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까지 끼어 들었다. 하지만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는 시작되자 원조인 미국 블프처럼 최고 80~90% 할인율을 기대했으나 소비자들은 평균 10~20% 싼 가격에 실망했다.
게다가 값비싼 가전 제품이나 명품은 거의 할인행사에서 제외됐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지금까지 이미 구매한 상품과 같은 브랜드 상품이 불과 1주일 사이에 10∼20% 추가 세일에 들어가거나 아예 이달 초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초특가 상품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는 혜택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할인 품목과 할인율을 늘렸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초기에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사실이다. 때문에 인터넷상에서는 ‘그냥 가을 정기 세일’ ‘블랙구라(거짓말)데이’라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국내 백화점 3사는 블랙 프라이데이 초반에는 실적이 좋은 듯 소문이 나돌았으나 이는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의류 판매가 늘어난 기현상을 보였을 뿐이다.
물론 세계경제는 저성장에 빠져 있고 내수 침체도 길어지는 상황이여 대형 소비 진작 행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 충남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불랙 프라이데이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를 위한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으나 소리만 요란할 뿐 내용이 별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업은 재고를 털고 소비자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 좋기 때문이다. 모처럼 얼어붙은 내수만 살릴 수 있다면 정부가 주도한 것은 잘한 일이여 대환영이다. 다만 실적 홍보 같은 생색내기에만 매달린다면 다음에도 ‘관제’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성공에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업계는 어차피 10월 초면 그동안 대부분의 백화점이 가을 정기세일에 들어가는 시기이여 새로울 것이 없었다. 전시행정에 불과할 정도의 통상적인 가을 정기세일 수준을 넘지 못한 정부 방침에 대해 유통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여 개선할 점도 많았다.
올해는 준비기간이 한 달 반 밖에 안 돼 시행착오가 많았으리라 짐작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국내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소비자들도 즐겨 찾는 명실상부한 블랙 프라이데이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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