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인에 ‘설 민심’ 잘 읽으라고 전해라
[사설] 정치인에 ‘설 민심’ 잘 읽으라고 전해라
  • 충남일보
  • 승인 2016.02.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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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끝났다.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식구’로서의 정겨움을 확인했고 다시 삶의 터전으로 돌아왔다. 명절은 우리를 함께 모이게 만드는 계기를 주선해 줬다.
이번 설은 대체공휴일을 합해 어느 때 명절보다 길었고 귀성·귀경 인파도 사상 최대로 추산됐다. 하지만 설 분위기는 싸늘했다. 팍팍한 경제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설날 밥상 앞에 만난 가족과 친지들은 나름대로 투정을 부렸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성난 ‘설 민심’이 누구에게 손가락질할지 보나마나다. 선거구 획정 같은 현안도 ‘나 몰라라’ 하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세상이 떠들썩한데도 북한인권 법과 테러방지법 등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한탄스럽기만 하다.
이번 총선에서 이런 정치꾼들은 꼭 국민들이 손을 봐야 한다. 총선이 코앞에 왔기에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위기를 극복할 진짜 일꾼들을 뽑아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절망을 안겨 주고 반목과 갈등을 키우는 선량아닌 국회의원은 절대 뽑아서는 안 된다.
설 연휴의 민심은 전국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귀성길이 성토장화 되기도 했다. 명절기간에 형성되는 민심의 향배가 총선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네편 내편’의 딱딱한 이분법으로 나눠지고 대화가 아닌 논쟁으로 비화돼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이 명절 때 정치 얘기를 나눈다는 이색적인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최근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정치관련 대화를 나누겠다’고 답한 사람이 52%나 됐다.
여론조사 결과 눈길을 끈 대목은 총선과 관련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가족이 있다면 ‘설득할 것이다’라고 70%가 답해 설 민심이 요동쳤을 것이다. 정치에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려는 국민들의 성향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설 연휴기간 유권자들이 국회의원 자질에 관해 의견 교환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막말, 저질 발언, 갑질 행태 등 자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원이 있어도 최소한의 책임감 마저도 없는 함량 미달 의원이 있는데다 도덕성이 모자란 의원 등이 적지 않은 게 정치 현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설 민심은 국가 이익보다는 당선이나 지역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의원들은 뽑아주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같은 고향 사람이라고, 집안과 아는 사람이라고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무조건 표를 찍어주는 정치적 후진성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얘기들이다.
새로운 나라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의 쇄신이 불가피하다. 물의를 빚은 의원은 가혹하다는 평을 듣더라도 과감하게 솎아내는 것이 맞다.정당도 그렇지만 인물위주로 뽑아야 한다.
정당 총선 공천도 ‘계파 나눠먹기’식에서 벗어나 참신한 인재 등용 통로가 됐으면 한다. 정치권은 설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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