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무망지심(无妄之心)과 무망괘(无妄卦)
[주역(周易)으로 본 세상] 무망지심(无妄之心)과 무망괘(无妄卦)
  • 김재홍 충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6.08.1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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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태극 건아들이 그동안 닦은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예선에 탈락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아 아쉬웠다. 또 예상 외의 분전으로 메달을 따는 반전을 거두기도 했다. 이런 예상 밖의 성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나 필자의 소견으로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여 진다.
즉 성적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 부담감이 부진한 성적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노력한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바라거나, 결과에 대한 욕심을 가지면 망심(妄心)이요, 욕심을 버리면 무망(无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망과 망심은 무엇인가.
무망지심(无妄之心)은 하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무망’이란 거짓이 없는 것이고, 망령됨이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하늘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즉 ‘천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무망’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인간의 욕심이나 인위로 움직이면 곧 망심이라는 것이다. 즉 진실하지 않은 인간의 욕심과 허망한 마음을 망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망괘 대상사(大象辭)에서는 “하늘 아래 우레가 있는 것이 무망이니, 군자는 이로써 천지에 맞추어 만물을 길러라”고 하였다. 이것은 인간사에서 군자가 나아갈 바를 말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도 무망지심을 가지고 매사를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성인지도를 실천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과 실천의 과제로 삼았다.
무망이란 한마디로 지극히 성실하고 참된 것을 말한다. 즉 무망은 지극한 믿음과 정성을 의미하는 지성과 같은 말이라는 것이다.
망심으로 나아가면 마음의 병과 재앙을 초래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다. 누구나 다 자신을 합리화시키려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적인 이기적인 욕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이 노력한 것보다 그 대가를 더 많이 기대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마음이  망심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헛된 욕심에서 기인한 망심은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부질없는 허상을 쫓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망심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질없는 욕심과 집착하는 종종 보게 된다. 그 결과 자신은 물론 가족들마저 망가지게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인간의 본성이란 본래 선한 것인데 오죽하면 무례를 범하랴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인간의 과도한 욕심에서 오는 망심 때문이지 않겠는가. 결국은 망심은 자신을 황폐화시키고 나아가 세상마저 메마르게 한다는 것이다.
무망지심에서 생긴 병은 절대로 약을 쓰지 말라고 한다,
일부 종교인들 중에서는 간혹 육신에 병이 생기면 각자가 믿는 종교적 섭리에 의지하며, 오로지 기도에만 매달리고 절대 병원을 가지 말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물론 종교적인 이적(異蹟)으로 병이 완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역에서는 육신의 병과 마음의 병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무망지질(无妄之疾)인 마음의 병이 생겼을 경우 절대로 약을 쓰지 말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마음의 병인 경우 오로지 성인의 말씀을 진실하게 순종함으로써 마음으로부터 기쁨이 있어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망심이 없어도 때로는 생각지도 않는 마음의 병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병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같이 한동안 병같이 보일 뿐 정말 병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므로 무망의 병에는 절대로 약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즉 약으로써 치유될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약을 쓰는 것은 하늘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주역에서는 ‘하늘의 능력을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망지심(无妄之心)은 밭을 갈지 않아도 수확을 얻게 한다. 주역에서는 순리에 따라 사심이 없이 행한다면 무망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밭을 갈지도 않았으면 수확을 바라지 않는 것이 무망지심이다. 그러나 지나친 수확을 기대하는 사람의 생각이 망심이다.
주역에서는 때에 따라 밭을 갈고, 김을 매면서 수확을 바라지 않아야 무망지심이라고 한다. 이러한 무망지심의 결과로 ‘1년도 안 묵힌 밭에서 3년 묵은 밭처럼 수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밭을 갈지 않아도 수확한다는 것은 무망지심의 결과이다.  즉 부(富)하지 않으려 해도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망지심이면 가만히 있어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것은 욕심을 버리고 진실한 마음으로 매사의 일에 임하면 그 결과에 감사할 수 있고, 그 수확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결국 무망지심이란. 진실로 자연(바다, 땅)이 허락하는 만큼 수확하게 됨에 감사하는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 겸허하고 사심 없이 순종하는 순박한 농심이요, 어부의 마음이 무망지심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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