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학교급식판 ‘홈피’에 매일 사진으로 공개하라
[월요논단] 학교급식판 ‘홈피’에 매일 사진으로 공개하라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6.08.28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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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제도라면 백날 만들어 발표해 봐야 소용이 없다. 이런 불량 밥상을 주려거든 차라리 무상급식을 걷어치우라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학부모 급식 감시단을 학교마다 의무적으로 두게하고 한 달치 급식 메뉴만 공고할 게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 날마다 식판에 차려진 음식 사진으로 공개하라는 것이다.
딴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먹는 밥으로 술수를 부리면 가중처벌로 엄벌하겠다는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성장기 학생들의 신체발육을 위해 당국이 오래 전부터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 올바르지 못한 식생활로 인한 건강문제가 대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실시한 급식이 이제는 중·고등학교까지 확대 실시되고 있다. 학교급식은 수업날에만 점심시간에 맞춰 영양에 맞는 주식과 부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급식은 단순히 학교에서 식사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웰빙과 맞물려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건강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부 학교에서 엉터리 급식으로 학생들이 희생되면서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식단이 꾸며지고 있다니 천인공노할 짓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부패상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학교 급식이 한낱 사업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엉터리로 운영됐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똑똑히 가려내야 한다. 아이들을 빌미로 이뤄지는 엉터리 급식의 구조적 책임을 당국은 찾아내 근절시켜야 한다.
최근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발표한 전국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는 충격적이다. 일부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비위생적인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짜 유기농산물이 소독도 되지 않은 창고속에 보관됐던 식재료,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HACCP)마크가 허위로 부착된 축산물, 냉장육으로 포장된 냉동육 등의 식자재가 급식용으로 조리됐다.
또 중국산 수산물과 고춧가루가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학교급식용으로 납품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단계에서 법규위반 사실이 적발됐고 생산과 유통단계와 소비단계에서 어른들의 비리와 불법이 얼룩졌음이 부패척결단에 의해 밝혀졌다.
이처럼 학교급식에 황당한 일들이 예사로 일어나는 동안 교육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법규를 위반하는 사례는 학교 급식재료 생산업체가 곰팡이가 핀 일반감자를 부적합 지하수로 세척한 뒤 친환경감자와 혼합해 유기농감자 또는 무농약감자로 둔갑시켜 학교에 공급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또 유통기한이 150일 이상 넘은 쇠고기를 조리해 학생들에게 배식되기도 했다. 이렇게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학생들의 급식 위생은 엉망진창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학생들이 집단식중독에 걸릴수 밖에 없다.
이런 엉터리 급식속에는 식재료 공급업체와 학교 또는 급식 담당 영양사 사이에 검은 거래가 숨어 있었다. 학교급식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일부 대형 납품업체들은 학교에 거액의 상품권을 뿌려가며 수의계약 등으로 상권을 거머쥐고 있었다.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급식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의 먹을거리와 관련한 비리는 강력범죄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과거에는 새벽부터 정성스럽게 자식들의 도시락을 준비하던 우리 어머니들의 애틋한 심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가 그 역할을 맡은 만큼 부모들이 믿을 수 있게끔 마련해 줘야 하는데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이런 불법이 저질러도 번번히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 급식비리가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불법 입찰은 결국 아이들 입에 들어갈 음식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학생들이 시원찮은 밥을 먹고도 값비싼 밥값을 치르고 있다면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
한 해 5조6000억 원의 예산을 퍼붓고도 아무도 만족 못하는 학교급식은 누가 봐도 정상이라고 말 할수 없을 것이다. 학교 ‘비리 식판’은 학생들의 아우성에 귀 막은 어른들의 무감각과 급식업자들의 몰염치가 빚은 합작품이다.
지금까지 온갖 처방전이 난무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 땅의 모든 어른은 쥐구멍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식판에 올라야 할 부식이 상품권과 리베이트로 빼돌려졌다. ‘비리 투성이 밥 제 자식에게도 먹일까’, 분노하고 질타해 보지만 그때뿐이다.
여전히 급식 원성은 학교 울타리를 넘고 있다. 대한민국이 경제 국력 선진국,의식 미개국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나. 공짜 점심은 못 주더라도 이제 최소한 아이 코묻을 반찬 갈취만은 끝장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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