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옳은 길을 가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목요논단] 옳은 길을 가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10.0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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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이 바뀐 것을 실감한 일이 있었다.
취임식이 끝나고 며칠 뒤에 동네에서 보니 도로 옆 골목에 숨어서 경찰이 신호위반 차량을 잡고 있었다. 교통질서를 통해 나라의 기강을 바르게 세우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나같이 신호를 잘 안 지키는 사람은 이제 조심해야지 하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아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호령을 낸 것이 전봇대를 지하로 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도시 디자인을 신경을 써야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정부의 기강을 잡는 일이 좀 흐지부지됐다. 연이은 촛불집회 등으로 신호위반 차량을 잡는 일은 중요 순위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우리 대학의 과거 몇 몇 총장들은 부임을 하면 맨 처음에 하는 일이 교수들 기강을 잡는 일이었다. 교수들을 바르게 하자는 것이었다. 출석부에 출근 체크를 하도록 하고 일주일 내내 연구실에 있기를 요구했다.
어떤 총장은 부임하고 첫 번째 교수들과 만난 상견례 자리에서 교수들에 대한 10가지 지적사항을 적어 읽어나갔다. 교수들이 기강을 바르게 잡자는 생각에서였다.
그 총장은 교수들의 자유분방한 부분을 빈대들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공무원 사회의 일사분란함이 학교에는 없으니 한심했을 것이다. 공직 기강을 바르게 잡고 바른 길로 가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없었다.
모 대학은 학교의 기강을 바르게 잡기 위해 교수들을 끊임없이 감시를 한다. 그런데 그 대학 구성원들은 교직원이 합심하여 총장 속이기에 바쁘다.
총장 한 명 속이는 것이 총장이 요구하는 바른 일을 하는 것보다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도 기강을 바르게 잡기 위한 총장들의 시도들은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교수들이 행정공무원들같이 항상 자리에 앉아 있는 직업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지역 사회의 자문도 해야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활동을 하도록 교수들은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조직의 제일 큰 문제는 자존심이 상한 교수들의 마음이 서서히 떠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도 출석부에 체크만 하면 나머지는 용인이 되는 그런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리고 총장 눈에 안 띄는 것이 상책이었다. 결국 통제 중심은 모든 것이 행정중심으로 흐르고, 나중에는 통제하는 행정직과 그렇지 않은 행정직간의 갈등도 심해지는 결과가 되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학교 조직능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그 총장은 부임 기간 철저히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기강을 바로잡았다. 자신이 보이는 곳에서만....
미국의 조지아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성적이 형편없는 빈민지역의 1학년 아이들을 학자라고 불러주며 학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움을 즐거워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주며 스스로 학자라고 인식하게 하여 자존감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그 학생들은 1학년 끝나갈 때쯤 3학년 수준을 뛰어넘는 읽기능력을 보였다. 옳은 일을 하는 선생님이었다. 빈민지역의 학생들을 바르게 키우는데 중점을 두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점 점 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통치의 기조를 잡아나고 있다. 잘못한 것에 대한 죄를 더욱 강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의 공무방해에 대한 죄를 강화한다거나 현정부에서도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벌금을 점차 강화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바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담배세를 통해 바르게 잡으려고 했다. 한비자를 자주 인용하는 박 대통령에게는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담배세를 올리고 교통범칙금을 올리면 일시적으로는 담배도 끊고 교통질서도 지키도록 조심할 것이다.
하지만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기 시작하듯 나머지도 마찬가지이다. 먹고살기 어려우니 사회만 더 세지고 국민들만 흉폭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점점 벌금 등으로 살 수 없는 국민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살기 위해 저지르는 범죄나 자포지기해서 범죄에 약해지는 국민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에서 공안 정국을 조성하기 위해 이완구 총리를 세웠으나 낙마하고 말았다. 하지만 공안 정국은 과거 독재정권에나 있을 헌법상의 사상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 등을 훼손할 가능성이 많다.
즉 정말 중요한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는 우를 범할 위험이 크다.
일에는 바른 일과 옳은 일이 있다.
바른 일은 업무와 사람을 반듯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옳은 일은 일의 결과가 효과가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리더는 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좋은 리더는 바른 것을 위해 더 넓고 길게 전략을 가져간다.
더 멀리 보면 어떤 것이 옳고 바른, 올바른 길인가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좋은 리더로서 임기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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