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기고]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 양형주 목사
  • 승인 2016.11.17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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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도안교회 양형주 목사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소개하는 이야기다. 어느 노인요양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곳의 노인들은 흔히 요양원에 존재하는 세 가지 질병이라고 일컫는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 그 병원에 새로 입사한 토머스라는 사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병원에 개 두 마리, 고양이 네 마리, 그리고 잉꼬 100마리를 들이기로 하고 배송을 주문했다. 배달원이 먼저 잉꼬 100마리를 배달해 놓고는 다음 일정이 있으니까 바쁘다고 하면서 새장도 없이 1층에 있는 방에 풀어놓고 가 버렸다. 곧이어 고양이가 오고 개가 배송되어 왔다. 병원 안은 난장판이 되었다. 몇시간 뒤에는 조립되지 않은 새장이 도착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변화가 시작됐다. 평소에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던 노인들이 새장을 자발적으로 조립했다. 극도로 내성적이라서 말도 하지 않던 할머니는 “내 커피를 잉꼬에게 줘도 되요?” 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또 식사도 거부한 채로 우울증에 시달리며 침대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않던 할아버지는 ‘개를 산책시켜도 되느냐’고 하면서 침대 밖으로 기어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노인들은 자신의 생명을 넘어 다른 생명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어르신들께 처방되던 약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약 구입에 들어간 비용이 60%이상 줄었고, 사망률도 15%나 감소하였다. 노인의 인생은 그냥 편안히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희생과 헌신이 자기를 넘는 더 큰 대의를 추구할 때 의미를 갖고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는 무엇으로 행복한가? 나는 정말 행복한가?

[대전도안교회 양형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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