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내 안의 아픈 아이를 돌보십시오.
[기고]내 안의 아픈 아이를 돌보십시오.
  • 양형주 목사
  • 승인 2016.11.21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전도안교회 양형주목사

요즘 자녀들을 구타하고 학대하다 숨지게 하는 일들이 종종 언론에 보도된다. 이런 부모들을 인터뷰해 보면 상당수가 공통적으로 자기도 어렸을 때 맞고 자랐다고 고백한다. 왜 자기가 싫어하는 그 부모의 모습을 닮는 것일까? 그것은 고통을 겪게 되면 자기를 학대하고 힘들게 했던 부모와 자기를 동일시 하는 심리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면 자녀는 학대받는 동안 자기의 원래 내면의 모습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 이렇게 아프고 힘들면 안되는 자기와 현재 고통당하는 자기와의 간격이 너무나도 큰 것이다. 그러면 이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의 정체성을 버리고 자기를 가해자와 동일시 해 버리게 된다. 자기에게 해를 가하고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증오하고 미워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을 닮아가는 것이다.
 

전에 나치 포로 수용소에서 소름끼치도록 학대당했던 아가씨가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와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았다. 그런데 세 살도 안된 애기를 향하여 ‘유대인 돼지’라고 윽박지르면서 마구 때리는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깜짝 놀랐다. ‘유대인 돼지’라는 욕설은 자신이 포로수용소에서 독일군으로부터 들었던 굴욕적인 욕설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가 학대받은 것을 그대로 자녀에게 되돌려주는 끔찍한 모습을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했다.
 

많은 젊은 남녀들이 결혼하면 그냥 자연적으로 부모가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먼저 자신 안의 내면 아이, 성인 아이를 보고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아이를 품어주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흔히 자녀에게 두는 잘못된 전제가 무엇인가? ‘가족이니까..’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이기에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인 죄와 악의 흔적들을 진하게 남겨주기 쉽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나에게는 어떤 죄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가?  내 안의 아픈 아이를 돌보고 그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자.

[대전도안교회 양형주 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