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한·미 관계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충남시평] 한·미 관계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통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6.11.21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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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고 나서 외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회동한 후에 아베가 한 말이다.
아베 신조는 “함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는 등 트럼프를 치켜 세우기에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발빠른 움직임에 눈길이 끌었다.
이같은 일본의 발빠른 움직임과 달리 미국과 북핵 공조가 시급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한심스럽기만 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식물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계힉이여 외치가 불안스럽가만 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얼마 전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공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측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도 “100% 동의한다”고 화답 했으나 “만나뵙기를 고대한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는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이 돕고 있는 동북아 안보에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선거유세에서 말 했지만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방위 공약을 재확인 됐기에 일단 급한 불을 끈 셈이 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굳건하게 한국 방위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선거 때와는 달라진 목소리를 냈다니 다행스럽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안보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한 결과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 ‘한국 등의 안보 무임승차론’ 등을 주장해 해당 국가들이 불안해 했다. 때문에 북핵 협상 때나 방위비 분담금 상향과 연계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우리와 엇박자를 낼 가능성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물론 그가 표방한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을 지키는 데 자국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신고립주의의 다른 표현이라면 그럴 것이다. 이런 트럼프식 외교 스타일을 제대로 읽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행여 그의 선거용 말만 믿고 우리가 독자적 핵무장에 힘을 실었다가 나중에 그가 생각을 바꾸면 우리만 안보와 경제의 양 갈래를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한때 북한 김정일을 미치광이 취급했다가 선거 때 ‘햄버거 대화’를 하겠다는 등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핵문제를 논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우리는 정신 차리고 대비해야 한다. 아직은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일본이 뉴욕 정상회담을 발 빠르게 성사시킨 것을 보면 그동안 힐러리 측과의 네트워크 구축뿐 아니라 트럼프 진영에도 줄을 대고 양다리를 걸치고 공을 들여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본은 트럼프 당선저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동맹의 틀을 새로 짜면서 보다 견고히 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공백의 장기화로 정책 대응에 차질이 빚고 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과 함께 우리나라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우리나라는 새로운 미 대통령과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큰 위기에 봉착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받아들여 괜찮은 느낌은 든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한·미동맹 관계의 악화, 동아시아 역학 관계의 급변 등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두 전략 테이블에 올려놓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안보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구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최초의 아웃사이더 출신의 새 대통령에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교체가 일어난 미국의 정치환경을 생각한다면 한미관계는 트럼프 시대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는 불가피 할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양국관계의 현상유지를 위해 미국 차기 행정부에서 외교·안보를 담당할 인물 등 ‘트럼프 인맥 찾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은 내치가 힘들어 외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큰 일이다. 이제 트럼프 시대를 맞아 한·미관계를 풀어가는 우리 외교도 다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반드시 우리에게 위기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덕적이기보다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는 트럼프 당선인의 스타일로 볼 때 북핵,한중관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한국 배치 등의 막혀 있는 현안들을 풀 새로운 돌파구가 시급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외교든 안보든 공짜는 없다. 우리나라도 우리가 할 바를 할 때 정정당당할 수 있고 양국관계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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