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양형주 칼럼]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 승인 2016.11.27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년 9월의 어느 평일 아침, 뉴욕 학의 에이미 레즈네스키(Amy Wrezsniewski) 교수는 바쁘게 부억에서 출근길 준비를 하다가 상공을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를 듣는다.
‘어, 이상하다. 오늘은 비행기가 낮게 날아가는 것 같은데?’ 그러나 이런 궁금증은 출근을 서두르면서 곧 뇌리에 사라진다. 그러나 잠시 후 출근길을 나서 집 밖으로 나오자 눈 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장면으로 확인된다. 그것은 9.11테러로 인하여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항공기와 정면으로 충돌하여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었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레즈네스키 교수가 학교에 도착하자 학생들은 흐느껴 울며 충격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레즈네스키 교수는 이 사건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후에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신문과 미디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세심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 충격적인 사건은 사람들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저, 사람들은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자원하며 나섰다.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돕고, 돈과 물품을 기부하였다. 어떻게든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둘째,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를 조금씩 극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기만 했던 자신의 생활을 잠깐 멈추고, 한순간에 너무나도 많은 생명을 빼앗아간 끔찍한 사건을 되돌아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죽음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자신들에게 가까이 있음을 직감하였다. ‘아,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고, 죽음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구나!’ ‘죽음은 아직 나랑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죽음이 생각보다 매우 가까운 곳에 와 있구나!!’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긍정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세 번째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은 새로운 차원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 내 삶은 유한하다. 게다가 단 한 번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나는 내가 바라던 삶,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이것이 내가 바라던 삶인가?’ ‘그렇다면 남은 인생을 이대로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등등의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자신의 삶에 감추어진 새로운 부름에 눈뜨게 하였다. 그것은 그냥 정신없이 살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주어진 순간을 소중한 부르심, 즉 소명의 시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매 순간을 귀하게 여기며 내게 주 어진 기회와 순간을 다른 이들에게도 소중한 의미가 되도록 기여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의 삶에는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삶의 의미가 풍성하게 다가올 것이다.
2016년 한해가 참 빠르게도 지나간다. 이제 올 해의 마지막 12월이 다가온다.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자. 지금 나는 잘 달려가고 있는가? 이렇게 계속 달려가도 괜찮은가? 이런 진지한 고민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것이다.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