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세모 세상에서 동그라미로 살 수 있을까?
[양형주 칼럼] 세모 세상에서 동그라미로 살 수 있을까?
  •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 승인 2016.12.04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수 유영석이 부른 ‘네모의 꿈’의 노랫말 가사는 다음과 같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각신문을 본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공감가는 가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정말 우리 주변에 동그라미 같은 사람이 흔치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온통 네모이다 못해 다른 이들을 콕콕 찌르는 세모같은 이들도 참 많다.
이런 이들의 사전에는 ‘손해’란 없다. 내가 조금만 손해보고, 내가 조금만 기분 나쁘고 불쾌하면 견디지를 못한다. 곧바로 복수하고, 민원넣고, 경찰서나 언론사에 고발한다.
와튼 스쿨의 조직심리학을 가르치며 최근에 <기브앤테이크>라는 책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애덤 그랜트 교수는 경영학적 관점에서 사람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
먼저는 기버(giver), 즉 주려는 사람이다. 주는 것이 좋고, 가능한 더 주려고 한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내가 상대를 위해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주의 깊게 살핀다. 도형으로 하면 둥글둥글한 사람이다.
둘째는 테이커(taker)이다. 이 테이커는 절대 손해 보지 않고 어떻게든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최대한으로 얻어내려고 하는 사람이다. 자기 중심의 관점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유익이 되고, 내가 그에게서 어떤 유익을 취할 수 있을까를 주로 고민하는 사람이다. 계산이 정확해 세모와 같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보다는 보통은 세모와 동그라미의 중간 정도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매처(matcher)라고 한다.
매처는 계산이 정확한 사람이다. 기브앤 테이크(give & take)다. 줄 것은 주고 또 받을 것은 받는 사람이다. 도형으로 하자면 네모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셋이 각각 내는 생산성이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 이 셋 중에 가장 퍼포먼스, 즉 결과가 좋은 사람이 누구일까? 결과는 놀랍게도 동그라미, 즉 기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손해볼 것 같은 그  행위가 결국 많은 이들과 더불와 멋진 결과를 낳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반면 얌체같이 자기 것만 취하는 테이커나 매처는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그렇게 깐깐하게 자기 유익을 챙겨도 결국 기버의 퍼포먼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세상은 이 바보같은 사람들 즉 기버들에게 끌리고 매력을 느낀다. 사람들은 기버에게 다가가 자신에게 져 주기를 은연중에 기대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나 자신은 ‘기버’에게 매력을 느끼면서도 ‘기버’가 되지 못하고 ‘테이커’로 살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자기 중심성 때문이다. 자기 중심성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유형과 질이 달라진다.
2016년 한 해 나의 삶은 동그라미 였는가, 세모였는가, 네모였는가? 어떻게 하면 세모 네모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동그라미로 멋지게 살 수 있을까?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