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팩트들
[목요논단] 팩트들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12.0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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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80살의 재벌총수들도 나올 수밖에 없는 청문회에 최고핵심 당사자인 최순실은 불출석을 했다. 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였으나 끝내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의 전 수석비서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과거 청문회1988년 11월 5공비리와 관련된 일해(日海) 청문회를 시작으로 연이어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 언론기관통폐합 청문회, 1998년 김현철 비리와 관련된 한보 청문회, 1999년 8월에는 옷로비사건 청문회, 파업유도사건 청문회 등이 있었다. 그 때도 팩트 검증에 대한 아쉬움들이 있었다.
이번 청문회 역시 김기춘 등의 증인들은 한결 같이 모르쇠로 일관해 국민들의 허탈함과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또한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 역시 자신들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최순실이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사람들은 ‘이러려고 청문회를 했나’라는 대통령의 담화 중 한 대목을 패러디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청문회이다.
이러한 장면은 이미 우리 국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국회 회기 중에 증인으로 등장한 공무원들 역시도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다 증거가 나오면 그때 그 정도까지만 인정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지 않았던가? 몇 의원들은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는 듯한 경향을 보여 우려와 분노를 샀다. 과거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감싸기에 바빴던 여당 의원들의 행태가 부분적으로 다시 드러나 보이기도 했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인가 허망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세월호의 침몰 당시에 대한 행적도 다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에 있는 당시 CCTV의 자료도 이미 다 지워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그날 300명의 학생 등이 수장되던 그 시기에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국민들은 그것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팩트는 있다. 밖으로 나오라고 구조해야만 하던 해경과 정부는 그들을 왜 대피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들을 돕기 위해 출동하려는 해군사령관의 지시는 3차례나 묵살되고 저지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해군사령관은 왜 누명을 쓰고 해직되었냐는 것이다.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쓰여져 있는 내용은 법원을 길들이라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가 드러나 있고, 대한변협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있고, 자신들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투쟁적 대응하라는 지시도 드러나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경호상 알려고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도 드러나 있고 문창극의 보도를 한 KBS에 대해 중징계하라는 내용도 사실로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팩트이다.
박관천 경정이 말한 권력서열 1위가 최순실이었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났고, 최경락 경위를 협박하여 자살하게 한 사실도 사실이다. 팩트이다. 최경락 경위가 자살한 것은 개인의 무력감에서 선택한 결과라고 보여지며 그가 능력이 없어 밝힐 수가 없고 밝힌다고 해도 사회에서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며 덮고 죽어갔던 그 내용은 무엇인가? 그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박관천, 조응천, 홍경식, 김기춘은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도 팩트이다.
대기업 총수들을 모여놓고 미르 등의 재단 설립에 자금을 대라는 요청을 한 뒤 따로 독대를 통해 총수의 구속이나 합병 등의 이익을 줄 수 있는 대기업 총수들을 따로 독대한 것도 사실이고 그것은 분명 뇌물을 주면 그들이 구속이나 합병 등에 대한 이익을 줄 수 있다는 명백한 이유도 사실이다. 범죄자들인 대통령이 돈을 내라고 독대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것이 팩트이다.
이 모든 사실이 있기에 그들의 모르쇠는 거짓이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이 고민하다 암으로 죽고 사실이 드러나도 결국 덮어질 것이라는 고민과 압박에 의해 자살하고 수백억의 돈을 구속된 자들이 제공하고 그 제공한 다음 그들의 구속이 풀리고 한 기브엔테이크의 두 단계가 진행된 것도 명확한 팩트이다.
이번 청문회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허탈함에 빠지는 국민들의 마음은 앞으로 남은 청문회의 시기 동안 채워지기를 바라지만 결국 이러한 허탈함을 채워줄 특검이 뒤에 남아 있다는 것도 팩트이고 9일에 치러질 대통령 탄핵이 될 예정인 것도 팩트이다. 우리는 이제 그 팩트들을 기대해봐야 한다.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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