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새누리당과 그들의 나라
[목요논단] 새누리당과 그들의 나라
  • 박창원 교수 충남도립대 인테리어패션디자인과
  • 승인 2016.12.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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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과 그의 나라’라는 책 속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사회변화를 실현시키는데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면 송시열은 진정한 성인으로 많은 백성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대부 계급의 이익과 노론의 당익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걸었다. 결국 그의 당인 노론은 조선이 망할 때까지 정권을 잡았느나 이는 백성들의 나라가 아니라 그들의 나라에 불과했다”
이 책은 충남 아산 출생의 역량 있는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인 이덕일 박사가 쓴 것으로 (고)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된 기간 동안 읽었다는 책이다.
조선 선조 때 태어나서 숙종 때 죽은 학자이자 정치가인 송시열은 그를 추종하는 자들로 송자라는 성인의 반열에까지 올려진 인물이다. 송시열은 소신을 단 한 번도 굽히지 않고 실천하였고, 왕에게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의 가르침은 서인 노론의 경전이 되었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송시열과 노론 사대부들은 세계의 이치를 다루는 성리학을 주자학에 가두고 자신들의 세계로 만들어 나가는데 이용하였다. 주자학으로 세운 세계 안에 천하동례(天下同禮)의 주장으로 왕까지도 자신들의 세계 안에 폄하하여 가두어버렸다. 그리고 그들이 구성한 세계를 200년 이상 지속시키고 권력을 독점했다. 그 세계는 백성들을 위한 세계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만의 자신들만을 위한 자신들의 세계였다.
요즘 보수의 논객들인 조갑제나 김진 등의 논설을 들어보면 대통령과 최순실 농단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한결같이 헌법적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연히 헌법적 질서와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헌법 안에는 대통령과 삼권분립의 권력들만이 존재하지 국민이 없다. 마치 노론 일파가 해석한 천하동례(天下同禮)와 주자학적 세계의 구성에 백성들이 존재하고 있지 않은 것과 같다.
보수 논객들은 지난 두 달 동안 그 추운 가운데에서도 세계인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 국민들을 폄하하고 애써 민의에 눈을 감는다. 90% 이상의 국민이 잘못됐다고 해도 무용지물이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구호를 외친 두 달 동안의 국민들의 집회와 주장을 그들은 왜 듣지 못하고 있을까?
송시열과 노론 사대부들은 그들 집단의 정치적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경신환국, 임술고변 등으로 다른 정파를 도륙하는 공작정치를 서슴지 않았다.
그 집단은 임진왜란 등으로 혼란해진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그들의 사상적 체계를 올곧게 작동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백성들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그들 집단들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그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
과거 노론 일파는 그들만의 리그를 달리고 시대를 망친 편협한 정치꾼에 불과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어제 새누리당을 전두환 독재정권이 만든 당의 후신으로 규정하고 그동안 기업들을 겁박해서 모은 재산을 국가에 납부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어제의 발언으로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본체가 아닌 전두환 군부 독재자들이 만든 극우 정당인 민정당의 본체이며 민정당의 다른 이름정도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저 대구와 경북 지역을 지뢰대로 이용하여 국가 권력을 독점해 오는 그들만의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링컨 대통령은 게트지버그 연설에서 민주주의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한 정의하였다.
지금의 새누리당의 당내 싸움을 보면 ‘그들만을 위한, 그들만에 의한, 그들만의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집단들로 보인다.
지금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의 죄과와 그녀의 죄를 애써 감추려고 했던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의 그동안의 국회에서의 행동 등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새누리당이 사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얼룩진 이명박 대통령의 과오를 덮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로 허망한 심정이다.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그동안의 보수층들을 그들은 염두에나 두고 있을까?
1925년 임시정부의 이승만 탄핵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상 두 번째 탄핵 재판의 시기를 견디던 노무현 대통령은 왜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라는 독서를 선택했을까?
200만 촛불 민심은 과연 대한민국을 국민들의 나라로 만들 수 있을까?
노론의 마지막 당수인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지경에까지 타락한 ‘그들만의 나라’로 우리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심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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