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거짓말의 유혹이 커질 때
[양형주 칼럼] 거짓말의 유혹이 커질 때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1.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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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이 거짓말과 거짓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성경 출애굽기에 보면 대제국 애굽의 통치자였던 바로가 제국의 노예로 일하던 일개 부족의 대표자였던 모세 앞에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백성들의 자유를 약속했다가 지켜야 할 때가 오자 엉뚱한 조건을 내걸고 그 약속을 철회하는 식이다.
한 제국의 통치자가 약속을 깨고 반복해서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은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거짓말은 도덕성의 잣대로 볼 때 분명 나쁜 것이지만, 이를 심리적인 차원에서 보면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기를 보호하려고 사용하는 도구인 것이다.
살아가다보면 나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 또 해를 주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한다.


그런데 이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 때 위기를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기를 거짓으로 포장해서 이 상황 자체를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슬쩍 피해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 번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이 거짓말의 유혹이 상당히 커진다. 이렇게 피하는 것이 큰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쉽게 위기를 모면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크고 작은 위기에 처할 때가 있다. 이 때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당황한다.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때 가장 쉽게 뻗을 수 있는 구원의 손길이 바로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그만큼 위기에서 빨리, 그리고 큰 손해를 보지 않고 빠져 나오고 싶은 유혹이 크다는 증거다.
우리가 거짓말의 유혹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어떻게든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뛰어난 효용가치 때문이다.
만약 손해를 감수할 각오를 하고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면 이로 인해 다가올 타격은 상당히 크다.
이는 애굽의 통치자 바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바로가 수시로 거짓을 일삼았던 이유는 자기 제국을 지탱하는데 큰 힘이 되었던 200만이나 되는 히브리 노예를 잃어버리는 타격을 입기 싫어서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복적인 거짓말의 배후에는 자기 소유에 대한 강력한 집착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로 난처한 상황을 몇 번 피해갈 수 있지만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 순간적인 모면이 더 큰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다.
악의 유혹이 갖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시선을 단기적인 것에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장기적인 면에서 거짓말의 사용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내 삶에서 내가 가장 쉽게 거짓말로 둘러대는 영역은 어디인가?  무엇을 잃는 것이 두려운가? 내가 정직해진다면 장기적으로 잃는 것과 얻는 것은 무엇인가? 새해 결심으로 기꺼이 정직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손해를 감수할 각오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당장에는 손해가 있어도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커다란 유익을 가져올 것이다.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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