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참된 지도자의 길
[김원배 칼럼] 참된 지도자의 길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7.02.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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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세상에 참된 지도자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지도자가 바른 일을 하려하면  백성들이나 구성원들이 지도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조금만 손해가 되면 지도자를 비방하면서 여론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소신대로 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백성들이나 구성원들이 일시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먼 미래의 후손들까지도 만족해하며 살 수 있는 국가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백성들로부터 일시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나 임금조정 보다는 퍼주기식 복지정책이 쉬운 방법이다.

지속적인 발전과 안정을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이 필연적인데 이는 구성원들의 저항 때문에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인기영합주의는 곳간의 살림이 거들날 때 까지는 배불리 먹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국가부도나 조직의 붕괴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지구상에서 옛날에 살기 좋았던 국가가 참된 지도자를 만나지 못해 부도가 나고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경우들을 지금 우리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1년부터이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는 처음 시작할 때 큰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으로 나라전체가 발전하리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선거를 의식한 과도한 정책으로 빚 더미 위에 놓이거나 사업성이 없는 사업의 시작으로 부실 지방자치단체가 되어가고 있다.
방만한 조직운영으로 자기사람 심기에 바쁜가 하면 이웃 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하기 위해 이름뿐인 특수사업을 추진하는 등 병폐가 이만 저만 아니다.

얼마 전 뉴스에 2016년 7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청을 폐지했다는 신선한 행정혁신 뉴스가 보도됐다. 즉 경기도 부천시가 구청을 폐지하고 2-5개 동사무소를 권역별로 묶은 10개 행정혁신센터가 시청 및 주민과 직접 소통하도록 했다 한다.
부천시는 1990년대 도시개발로 공장들이 빠져 나가면서 도시가 활력을 잃었고 시민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시는 이 같은 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감안해 공업용지와 관련이 적은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산업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여 년을 노력한 결과 국제만화축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등을 개최하는 국제문화산업도시로 모습을 바꾸었다.
부천시가 구청을 폐지한 것은 문화산업의 혁신도시로서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선택한 수단이였다.

시청-구청-동사무소의 3단계 행정조직을 시청-동사무소 2단계로 줄여 구청업무를 시청과 동사무소로 나눠 중복업무를 조정했다.
구청인력의 60%를 일손이 부족한 동사무소로 내려 보냈다. 그리고 행정복지센터는 일반 동사무소의 업무와 구청에서 처리하던 인허가, 등록. 신고 등 주민밀착형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부천시가 구청을 폐지하는 데는 조직의 반발이 심했다. 왜냐하면 공무원들은 구청이 있어야 인사 적체가 해소되고 이동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김만수 부천시장이 부천시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꼭 필요한 행정혁신이라는 설득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시켰다 한다.

구청을 폐지하면서 구청운영비 약 40억 원, 문화복지센터 건립비 약 3000억 원을 절감, 2016년 지방채 잔액 677억 원을 조기상환했다 한다. 뿐만 아니라 시는 구청운영비 40억 원을 출산장려금(아기환영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고 기존의 구청 건물은 시민문화 복지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다.

김 시장의 이같은 정책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의 선거에 도움을 받기 위해 행정확대정책을 실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경우로, 시의 먼 미래를 위한 참다운 지도자의 발상이라 하겠다. 중앙정부도 부천시가 행정혁신 1번지라  칭하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로의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한다.
김시장과 같은 참된 지도자가 많이 나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전하게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충남일보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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