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부를 노래가 있는가?
[양형주 칼럼] 부를 노래가 있는가?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4.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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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꽤 지났지만, 전에 대중가요 가사를 만드는 작사가들의 모임인 ‘노랫말 연구회’라는 단체에서 글을 하나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의 핵심이 무엇이냐면 ‘슬픈 노래를 부른 가수들은 일찍 요절하거나 슬픈 운명의 길을 걷더라’는 것이다.

1926년 현해탄에서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투신 동반자살했던 한국 최초의 여가수 윤심덕은 자신의 죽음을 찬미하듯이 ‘사의 찬미’라는 노래를 부르고 죽었고, ‘애수의 소야곡’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긴 남인수는 1962년 ‘눈감아 드리오리’라는 노래를 남기고 41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영원불멸의 가수로 지칭되는 이난영은 그녀의 노래 ‘목포의 눈물’처럼 슬픈 생을 살다가 가슴앓이 병으로 49세에 숨졌다.

1928년 가을, 뇌의 염증으로 인해서 29세에 요절한 차중락은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불렀고, 신장염으로 세상을 떠난 배호는 ‘마지막 잎새’를 마지막 노래로 남겼다.
골수암으로 숨진 ‘양미란’은 ‘흑점’이라는 노래를 남겼는데 이는 그의 노래가사 ‘태양의 흑점처럼 어두운 내 마음’이라는 가사에서 이미 암의 불길한 징조를 보여준 것 같다.
1985년 폐결핵으로 숨겨간 김정호는 이미 죽음을 예견한 듯 ‘간다 간다 나는 간다’라는 가사의 ‘님’이라는 노래를 마지막으로 발표하고 33세의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요즘 우리가 잘 아는 가수들도 노래 가사처럼 산 분들이 있다.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의 주인공 송대관 씨, 그는 노랫말처럼 10년 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금은 쨍하고 빛을 보고 있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도 그렇다. 가사 중간에 보면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을 친다’가 나온다. 이 분은 정말 이 노래를 부르고는 얼마 후에 큰 사기를 당해 많은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그 사람의 위인됨이 어떠한지를 보려면 그가 지금 부르는 노래가 무엇인가를 유심히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나라의 중요한 지도자들은 더욱 그렇다. 그들이 어떤 구호를 외치고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이것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 입에서 흥얼거리는 노랫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이것이 나의 생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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