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내 손안의 금융세상 인터넷전문은행
[충남시론] 내 손안의 금융세상 인터넷전문은행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7.04.1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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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유비는 세 번이나 제갈량을 찾아갔다. 마침내 제갈량의 마음을 얻은 유비는 혼돈의 삼국시대를 제패하고 초대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핀테크 산업의 부각과 은행산업의 선진화 및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 요구에 따라 내 손 안의 금융세상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됐다. “또다른 은행의 탄생이냐, 또하나의 은행 출범이냐”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의 은행업 본인가를 내줬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가 탄생한 셈이다.새로운 은행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새로운 은행은 출범했으나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밥은 됐는데 담을 그릇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의 반쪽 금융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든 금융서비스를 인터넷 상에서 제공하는 최첨단 은행이다. 기존 시중 은행과는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리적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사이버 공간이여 오프라인 은행과 다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아예 없거나 극소수로 운영되어 점포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 수익으로 고객에게 보다 좋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과의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화면 구성으로 1: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365일, 24시간 제한없이 운영된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K뱅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업을 개시한 데 이어 2호 ‘카카오뱅크’도 상반기에 출범하게 된다.

예비인가를 받은 지 1년 6개월 만에 빛을 본 K뱅크는 개점과 함께 계좌 개설은 본인 명의 모바일에서 K뱅크 앱을 다운받으면 된다. 이 때 주민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찍어 업로드 하면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 20여 분 만에 계좌가 개설될 정도로 간편하다.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에는 인터넷은행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영업 개시 후 하루에 1만여 명 이상 넘게몰려들고 있다. 국내 16개 시중은행은 계좌 개설이 한 달 동안 합쳐봐야 1만2000여 건에 비하면 K뱅크의 초기 실적은 놀라운 수치다.
창구를 이용하지 않아도 은행 서비스가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장점 덕에 직장인이나 젊은 층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무엇보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기존 업계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계좌가 개설되면 경조사비를 보낼 때도 편리하다.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퀵송금’ 서비스를 통해 문자메시지 만으로도 상대방 계좌에 송금할 수 있을 정도로 되어 있다.

또 현금을 찾을 때도 은행보다 더 많은 전국 1만여 GS25 편의점에 가면 된다. 체크 카드 없이도 계좌번호만 입력해 입출금하는 무카드 서비스도 마련되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와 창구인력이 없으니 시중은행보다 예·적금 금리가 높고 대출금리는 낮다.
각종 서류 제출이 없이도 10분 정도면 신용조회가 끝나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한 금융서비스가 잘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국회에서 재벌의 사금고화 운운하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다. 미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20개가 넘었고 일본도 오래 전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했고 중국도 지난해에 개설됐다.
하지만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묵고 있어 신속한 결론이 필수이다. 인터넷 은행의 활성화를 위해 금융 후진국이란 족쇄를 하루속히 풀어야 한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인증절차가 간편하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나타날 연체율이 어떤 수준일지도 미지수다.
안정적인 전산망 운영은 인터넷은행의 생명이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하기 바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자본력 확보도 필수일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돌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충남일보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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