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매일 버리는 연습
[양형주 칼럼] 매일 버리는 연습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4.30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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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전자>라고 하는 웹툰 138화, ‘지층’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들이 과학책을 보다가 물어본다. “아빠 아빠 지층이 뭐야?” 그러자 아빠가 딱딱한 과학적 설명을 한다. “음… 지층이란 건 자갈 모래 진흙 같은 것들이 여러 세월에 걸쳐 쌓여 서로 성분이 달라 층을 이루는 거야.” 그러자 아들이 말한다. “아빠, 설명이 너무 어려워! 좀 더 쉽게 설명해 줄 수 없어?” 그러자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가서 냉동실 문을 열어 층층이 쌓인 음식물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한다.

“제일 밑이 작년 설날에 할머니네서 받아온 떡, 그 위가 추석에 외갓집에서 받아온 전이고, 그 위가 언제 먹었는지 모르고 넣어둔 피자, 이렇게 오랜 세월 층층이 서로 다른 흙이 쌓여 있다고 생각해 봐!”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쌓아두는 것은 참 익숙하게 본능에 가깝게 행하지만, 쌓아두고 나서 버리지는 못한다.
우리는 매일 집으로 무엇인가를 갖고 들어온다. 그런데 갖고 들어오는 만큼 밖으로는 가지고 나가지 않는다. 그러니 집이 점점 좁아진다.

늘 비싼 생삼겹살을 사와서 냉동삼겹살로 만들어 두고 그냥 심리 안정용으로 계속 냉동고에 넣어둔다. 그래도 우리집에는 먹을 고기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위안 삼아 그냥 계속 둔다.
이처럼 우리는 소유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버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내 주변에 점점 많은 소유물들이 쌓인다.
그렇다면 현명하게 버리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할까? 정리 컨설턴트 윤현선은 그녀의 책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필요다. 우리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인데 그 물건이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필요한 것인가를 살펴야 한다. 여기서 과거의 물건들, 더 이상 상관없는 물건들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배달음식 소스, 전단지, 쇼핑백 등등 쌓아두지만 쌓이는 것에 비해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둘째, 시간이다. 사용하기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가정에 가면 아침식사 대용으로 주스를 마시려고 주서기를 구입한다. 그런데 처음 며칠은 사용해도 조금 지나면 공간만 차지하는 장식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조금 돈 주고 갈아놓은 것 마트에서 사다먹는 것이 낫다. 주스 만드는 것, 간단하고 시간을 절약할 줄 알았는데, 신선한 재료 사야지, 씻고 다듬어야지, 사용하고 나서 음식물 찌꺼기 처리해야지, 부품들 분리해서 구석구석 씻어야지, 이 모든 과정들을 생각해 볼 때 만만치 않다. 이는 러닝머신과 같은 운동기구도 마찬가지다.

셋째, 기분이다. 이것이 나에게 설렘을 주는 물건인가? 딱 집어 들어서 3초 안에 나에게 설렘을 주지 않으면 이것은 버려야 할 잡동사니일 가능성이 크다.
넷째, 가치다. 이 물건이 나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물건인가? 가정에 가면 사은품으로 받은 밀폐용기, 배달음식 담았던 일회용 용기 등을 버리지 못한다. 그릇 수납장 저 위에는 예쁜 그릇들을 그저 모셔두고, 실제로는 이런 용기들을 재활용한다. 가치를 떨어뜨리는 물건이다.
다섯째, 공간이다. 늘 공간을 고려해야 한다.
자, 오늘부터 매일 버리는 연습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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