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카페 본고장’ 이탈리아와 맞먹는 커피숍
[충남시론] ‘카페 본고장’ 이탈리아와 맞먹는 커피숍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7.05.0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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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건너 하나, 건물 건너 하나씩 있는 커피숍,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업종이다.
전국적으로 커피숍과 커피 브랜드가 봇물이 터졌다. 우리나라에 성업중인 커피 브랜드 순위 중 가장 인기는 단연 ‘스타벅스’가 손꼽히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커피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색이다. 2위는 ‘이디야’ 커피전문점이다. 이디야는가격도 저렴하면서도 맛좋고 다양한 메뉴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3위는 ‘엔제리너스’로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특히 인테리어가 여성 고객들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4위 브랜드로는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름을 떨친 ‘카페베네’가 차지했다.
5위는 작고 아담하지만 나름대로의 분위기와 값싼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을 가진 개인 카페가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 외 커피빈, 투썸 플레이스, 할리스, 파스쿠찌 등의 순으로 커피숍이 성업이다.

모든 커피숍은 커피 맛의 원두에서 판가름이 난다. 원두 하나로 승부를 내는 이미지는 원두의 자존심이 강한 맛이 결정타다. 이처럼 커피 본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비법만이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수단이 숨어 있다.
커피브랜드 순위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나머지 구석구석 숨어 있는 수많은 개인 커피숍은 브랜드와 상관없다. 업주들의 독특한 맛을 살려 고객 유치에 전력다 하고 있어 브랜드 10위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나 개중에는 1위에 뒤지지 않는 곳도 있다.

커피 브랜드 만큼이나 경쟁도 치열하다. 커피숍의 창업을 원하는 만큼 한쪽에서는 문을 닫는 커피숍도 부지기수다. 이런 커피 판매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의 커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취급한 곳은 손탁호텔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보다 앞선 1888년 인천의 대불호텔에서 커피를 손님들에게 팔았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호텔 메뉴판 등 유물이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대불호텔에서 커피를 판매했다는 사실을 입증되지 못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대불호텔은 서양식 식사를 외국인 등에 제공한 호텔인 만큼 커피 판매 가능성은 매우 높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지역의 알사스 출신인 앙투아넷 손탁은 한국 커피 역사의 태동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손탁호텔의 주인였다. 지난 1902년 손탁은 정동 29번지에 2층짜리 러시아식 건물을 짓고 손탁 호텔을 개업했다.

손탁호텔은 개업과 함께 손님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처음 판매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시작된 커피를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화 시킨데 기여했다.
지금은 너나 없이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커피숍을 찾을 정도로 커피 애호가가 늘어 났다.
커피숍이 죄다 초만원이 되자 거리에는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진풍경을 흔하게 볼수 있다. 옛날에는 밥을 먹고 나면 밥이 탄 솥에 불을 넣어 만든 숭융(누릉지 물)을 마셨는데 이 습관이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변했다.

이제는 값싼 자장면을 먹고도 커피, 라면 먹고도 커피를 마셔야 하니 배보다 배꼽이 큰 커피값을 부담해야 할 처지가 됐다. 게다가 관광 명승지 커피 전문점은 관광코스에 커피숍을 끼어 넣어 이색 관광까지 생겨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관광버스가 커피숍 앞에 정차하면 관광객이 우르르 내려 커피를 마시곤 한다. 이렇게 마신 커피는 지난해 만도 줄잡아 250억 잔이란 잠정적인 통계까지 나와 한 사람이 한 해에 500잔의 커피를 마셧다는 셈이다.

커피숍의 창업도 늘어 커피 전문점만 전국에 9만 개에 달한다. 커피와 디저트 까지 파는 가게까지 합하면 커피숍은 10만 여곳으로 불어났다. 이제 커피숍은 치킨집, 동네 편의점보다 더 많아 졌다.
우리나라 커피숍은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에 이어 5번째로 많다. 이런 현상은 무엇일까.
이제 커피숍 수가 ‘카페의 본고장’ 이탈리아와 비슷하게 늘어났다.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커피숍들이 기세를 올렸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드는 것은 당연하다.

폭팔적으로 늘어나는 커피숍을 창업한 업주들 대부분은 단숨에 자금을 날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지경에 빠지자 점심값보다 비싼 커피에 맞서 저가 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 했다. 심지어는 편의점에서 9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까지 등장했다.
커피 한 잔에 여유와 위안을 누리는 소비자들은 커피숍이 늘어나고 가격이 내려갈수록 선택권이 늘어나 즐겁지만 커피숍 주인들의 마음은 그와는 정반대 가슴이 커피 맛 처럼 씁쓸하기만 했다.[충남일보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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