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건전한 사고는 유년기 가정교육부터
[김원배 칼럼] 건전한 사고는 유년기 가정교육부터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7.05.29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의 달 5월도 이제 마지막 주가 되었다.
그간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스승의 날을 보내면서 가족들 간에 자주 만나지 못해 소원했었던 가정은 부모님들과 형제들이 모여 어른들께 감사하는 시간들을 가졌을 것이고, 어린이날엔 자녀들과 함께 각종 행사에 참가하면서 부모로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서 아이들에게 마음껏 사랑의 표시를 하였을 것이며, 부부의 날에는 부부가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상호 신뢰와 사랑의 표시를 나누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승의 날에는 평소 찾아뵙지 못했던 각급 학교의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동기생들과 함께 찾아  뵙고  인간답게 살게 해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며 식사를 대접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감사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필자도 70의 나이가 눈앞에 있지만 93세의 노모가 계셔 아내와 함께 어머님을 뵙고 식사대접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골에서 막내 남동생과 함께 생활하시는 어머님을 찾아뵈었다.

어머님 댁과 인접해서 살고 계시는 외삼촌 부부와 이모님도 함께 모시고 나름 맛이 있다는 시골의 음식점으로 초대를 하여 식사대접을 했다.
이모님은 80대 후반이시고 외삼촌은 70대 후반이신데 낙동강의 수중보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음식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로 값진 시간이였다.
필자는 특히 어머님 형제분들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막내 외삼촌을 참으로 좋아한다. 외삼촌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구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를 할 때 외삼촌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집안사정이 넉넉지 못해 도시에 나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도 교육열이 강한 아버님이 억지로 공부를 시키다 보니 교육시키려 노력하는 부모님이나 공부하는 저나 다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다.
고기가 귀해 영양보충이 어려운 시기라 외삼촌은 시골에서 닭이 낳은 달걀을 짚으로 만든 꾸러미에 싸서 저의 영양공급을 시켜주었고, 그때만 해도 교통이 불편하여 대구로 오는 비포장도로의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집에서 2Km떨어진 도로까지 60Kg의 쌀 한 가마를 지게에 지고 한길(도로)까지 와서 버스를 탔다. 대구의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시내버스를 타고 자취방까지 옮겨주면서 밥 굶지 말고 공부하라는 말씀이 너무나 고마웠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70이 다 된 지금까지 명절이나 어머님 생신 때면 거의 빠지지 않고 찾아뵙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올해 어버이 날엔 어머님의 기력이 예전 같지 않고 최근에는 대상포진으로 고생을 하셔서 거동이 옛날같지 않아 동생분들과 함께 식사하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라고 이모님과 외삼촌부부를 모셨다.

모임을 마친 후 이모님은 찰밥 해 먹으라며 찹쌀과 팥, 땅콩을 싸 주셨고 외삼촌은 손수 따서 말린 고사리라며 고사리 한 자루를 주시면서 우리형제들이 앞으로 몇 번이나 만나겠느냐며 아쉬워 하시길래 이제 100세 시대라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인사를 드린 후 대전으로 향했다.

그렇다. 사람 산다는 게 별 것 있겠는가? 내가 어려웠을 때 도움 준 분을 잊지 않고 생각하면서 도움 받은 분에 대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갚으려 노력한다면 우리의 인간관계는 원만해 질 것이다.
부모들과 자식들 간의 관계나 부부 간의 관계나 형제들 간의 관계, 친구들 간의 관계가 원만해지려면 어릴적 부터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세 살 버룻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어릴 때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녀교육이라면 유대인의 교육을 든다. 유대인 부모들은 먼저 부부끼리 의견을 모은 후 자녀와 이야기를 나눈다 한다. 그만큼 자녀교육에 신중하다는 것이다.
총 2만 쪽에 달하는 유대인 교육서인 탈무드는 변치 않는 그들의 역사서이자 인성교육서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릴 때부터 매주 탈무드와 성경을 공부시킨다. 부모는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골치 아픈 상황에 휘말리면 탈무드나 성경을 인용하며 아이를 지도 한다.

우리도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유대인들처럼 가정교육의 소중함을 깨닫고, 어릴 때 부터 자녀들에 대한 바른 교육이 어른 존경하는 마음과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충남일보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