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마을 효과가 주는 유익
[양형주 칼럼] 마을 효과가 주는 유익
  • 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 승인 2017.06.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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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가면 시칠리아 섬 다음으로 큰 사르데냐라는 섬이 있다. 이 섬은 세계적인 장수마을로 손꼽힌다.
이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의 수명통계를 보면 다른 유럽이나 북미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보통 20~30년을 더 오래 산다. 100세 이상의 노인이 유럽이나 북미지역보다 여섯 배나 많다.

장수의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발달 심리학자인 수전 핀커가 펴낸 <빌리지 이펙트>(우리말로 하면 ‘마을 효과’ 정도가 될 것이다)라는 책에서 그 이유를 명쾌하게 밝힌다.
이 마을 노인들은 다른 도심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고된 양치기나 농사와 같은 육체노동을 한다. 의료시설도 열악하고 의료혜택도 적게 받는다. 즉, 물리적 환경 자체는 특별히 좋은 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장수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관계’에 있었다.
섬 마을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친밀함을 유지하며 삶을 나누는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다.
친밀감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자신을 개방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자신을 스스럼없이 개방하고 나눈다.
스마트폰을 통한 채팅이나 소셜미디어 말고 실제 서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끈끈한 신뢰와 사랑과 헌신의 관계를 이어간다.

이런 관계 가운데 서로의 삶에 활기를 주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과 같은 행복호르몬이 분비된다. 결국 좋은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가 행복과 장수로 이끈 것이다. 이런 좋은 공동체가 주는 효과를 ‘빌리지 이펙트'(마을 효과)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이런 빌리지 이펙트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오늘날 이런 마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어딜까를 모색한 끝에 교회가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공동체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녀는 7년간 미국 전역에서 9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교회에 나가 예배들 드리고 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사망률이 20%나 줄어들었다. 또 나이든 여성 3000명을 비교 조사해 보았더니 치매가 줄어드는 효과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나왔다.
공동체를 자꾸만 피해서 도망 다닐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하고, 그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신뢰하는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구성원의 건강을 상당하게 지지해 준다.

요즈음은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많이 은퇴하는 시기다. 그동안 수십 년간 몸담아서 어느덧 당연하게 여겨왔던 직장과 결별하고 나면 그동안 맺었던 많은 사회적 관계망들이 떨어져 나간다.
이제는 새로 대안 공동체를 모색할 시간이다. 남은 생애에 필요한 것은 노후 자금만이 아니다. 함께 할 지속적이고도 좋은 공동체다.
그렇다면 주변 가까운 신앙공동체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양형주 목사 대전 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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