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세상, 변해도 너무 변하고 있다
[충남시론] 세상, 변해도 너무 변하고 있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7.07.05 16: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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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하고 있다.
옛 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데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주 대전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다.
여교사가 교단에서 수업하는데 학생 9명이 자신의 신체 일부를 만지며 음란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남학생이 여교사 어깨에 손을 얹으며 “누나,사귀자”고 희롱하는가 하면 중학교 체육 시간에는 “선생님 팬티는”하고 묻기도 했다.

이젠 초등학생까지 여교사의 책상 위에 ‘섹스하자’라는 글을 남기고 도망하기도 했단다. 한국교총에 신고된 내용들이다. 지금은 전국 교사 49만 명 중 70%가 여교사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77%가 여성이고 아예 남자선생님이 없는 학교도 있다. 가뜩이나 교사 권위가 흔들리는 요즘 여선생님들이 학생들로부터 수난을 받고 있다.
일부에선 ‘사춘기 장난’으로 치부하려 하지만 이건 도를 넘었다. 아무리 어린 학생의 짓이라 해도 범죄에 가깝다.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70%가 학생들로부터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재작년 전북의 한 고교생은 여선생님에게 질문하는 척 하면서 치마 속을 촬영하다 걸렸다. 그 학생은 중학교 때도 똑같은 비행을 저질렀다.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는 건 우리 교육 어딘가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증거다.
대전 모 중학교 교실에서 발생한 학생들의 ‘못된 짓’을 하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은 자괴감, 두려움, 분노같은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 신고는 한 해 100여 건 정도라 하지만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피해를 입은 교사들은 수치스러워 신고를 안 하고 아이들은 못 본 체한다. 범죄와 폭력에 눈감은 교실. 그게 대한민국의 미래일까 봐 더 두렵다.
이대로 가면 초등학교에는 남교사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 임용시 남교사의 일정 비율 할당제 도입을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다. 교사 직종에 여성이 많은 건 다른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서일 것이다.
사회 전반의 여성 처우 개선이 먼저다. 초등학교 교사의 여초 현상이 두드러졌다.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10명 중 8~9명인 셈이다. 중학교도 거의 마찬가지이고 고등학교만 겨우 남교사가 절반이 넘을 정도다.

이처럼 여교사가 많은 이유는 여성 선호도가 높은 직종인 데다 임용시험에서도 여성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직업이 안정적인데다 방학에 쉴 수 있는 점, 자녀 육아에 유리한 점 등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배우자 직업선호도 조사에서 여성의 경우 교사 직종이 1위를 휩쓸고 있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남자선생님이 담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고 말혔다.
일선 교육청에는 남교사 수를 늘려달라거나 남교사를 담임으로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상당하다고 실토했다.

교육계는 교사의 성별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대로 가면 일선 학교에서 남교사가 사라질 수도도 있어 걱정이여 교사 임용 시 성별 할당제 도입의 검토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교사 직종에만 국한시키는 것운 평등을 벗어난다는 비판이다. 총체적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감안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 사회 전반의 여성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다보니 그나마 여건이 나은 교사에 여성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교단의 여초 심화는 ‘성별 직종분리 현상’의 한 단면이다. 초, 중, 고 교사는 여성이 많지만 반대로 대학 교수는 남초다.

때문에 이를 문제삼지 말고 막연히 특정 성별이 많으니 문제라고만 할 게 아니라 여성이 교사로서 부적합한지 어떤 점이 얼마나 그런지 따져봐야 한다.
남성은 교사 외에도 괜찮은 선택지가 꽤 많다. 이에 비해 여성에게는 교사가 ‘제1옵션’에 가까운 사회적 지형도 교단의 여초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들어 남학생의 교사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취업난이 심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여교사들이 학교에서 학생들로부터 수난을 격고 있어 특단의 대책은 아쉽다. 어른들도 문제다. 얼마 전 전남의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던지는 교훈도 참으로 컷다.
수혜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사회안전망 구축에서 철저히 외면받아 온 도서 벽지 치안과 교육 환경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여교사를 상대로 성회롱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충격이 클수 밖에 없다.[충남일보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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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2017-07-23 21:05:47
학생인권조례보다는 이미 성인이 되어 일정교육 과정을 거쳐 등용된 교사를 위한 교권조례가 먼저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교권을 위시해 폭력을 일삼는 일부 교사에 대해서 중징계를 해야하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이미 우리 주변의 청소년 범죄의 양과 잔혹함을 살펴보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