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아버지 때문에 힘든 사람들
[양형주 칼럼] 아버지 때문에 힘든 사람들
  •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 승인 2017.08.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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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아버지 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많다.
지난 2014년에 한국 법의학 저널에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다. 여기서 존속살해는 자녀가 부모 또는 조부모를 살해하는 사건을 말한다.
이전 같으면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이런 끔찍하고 극단적인 사건이 한 주에 한 번 꼴로 일어남에도 큰 뉴스거리가 되지 않고 있다.

존속폭력이나 상해 사건도 해마다 400-500건씩 일어난다. 이 논문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했는데, 여기 나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중에 약 5%정도가 존속살인으로 일어난다.
이것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이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총기사건이 가장 많은 나라인 미국의 존속살해 비율은 2%, 신사의 나라 영국은 1%에 불과하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2.5배에서 5배나 많은 것이다. 이런 일을 자행한 자녀들은 3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런 존속살인의 가장 큰 원인은 조사결과 ‘가정불화’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가 자녀를 억누르고 학대하고 부당하게 대우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자기의 소유처럼, 자기의 말대로 따르는 로보트처럼 여겨 명령하고 강요하다보면, 이것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폭발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는 기간이 길수록, 또 부모가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을수록, 그리고 그 기대와 자녀의 현실사이에 괴리가 높을수록 이런 불화가 빈번하다.
존속사건의 비율을 보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만큼 부자간의 갈등이 크다는 방증이다.

종교개혁자 칼빈도 아버지와의 관계에 갈등이 많았다. 아버지 때문에 참 많이 힘들어 했다.
그런데 목사가 되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자기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 아버지마저도 신의 섭리 가운데 주신 분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칼빈은 그의 십계명 설교 중에 이렇게 말했다.
자녀가 불만을 가지고 ‘나에게도 아버지가 계시기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우리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갖춰야 할 것을 다 갖추지 못한 것 같아. 내가 보기에도 흠이 많으시단 말야’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것은 부당한 일이다.
우리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명령을 족한 것으로 알고 각자의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공경해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을 실천했던 성경의 대표적 인물이 요나단이다.
요나단의 아버지 사울왕은 어떠했는가?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 분노가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강렬한 분노를 뿜어내며 다윗을 죽이려 덤벼들었던 미치광이 아버지였다.
아무리 합리적으로 아버지에게 다윗을 죽이지 말라고 설득해도 오히려 더 화를 내며 너도 같은 편이냐면서 창을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요나단은 그런 사울을 비중 있게 여기고 공경했다. 그러나 불합리한 아버지의 명령을 순종하지는 않았다. 아버지의 명령을 순종하자면 자신의 절친한 친구 다윗을 죽여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님의 권위와 충돌할 때 어떻게 하는가? 무엇이 바람직하고 건강할까?[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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