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기가 막히다… 이것이 내가 사랑한 대한민국인가 싶다”
김미화 “기가 막히다… 이것이 내가 사랑한 대한민국인가 싶다”
황석영·김미화, ‘MB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 첫 조사신청
  • 연합뉴스
  • 승인 2017.09.25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소설가 황석영(74)과 방송인 김미화(53)가 25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나와 피해 조사신청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된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에 조사신청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황석영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KT빌딩의 진상조사위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신청을 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찌감치 극우 세력에게 블랙리스트조차 필요 없는 불온한 작가로 찍힌 채 살아온 터라 새삼스럽게 피해를 언급하는 게 쑥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문제를 보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조사신청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미화는 “국정원에서 (MB 블랙리스트) 발표가 있기 전보다도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밝혀진 이후부터 오늘까지 엄청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다”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국정원에서 작성한 저에 관한 굉장히 많은 서류를 보면서 국가가 커다란 권력을 이용해 개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미화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직접 확인한 많은 국정원 자료들에 국정원장 지시, 민정수석 요청, 청와대 일일보고 등의 명목으로 ‘특정 인물에 관해서 계속 관찰하고 보고해라’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는 점을 정부의 사찰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처음엔 ‘연예인 건전화’처럼 표현이 다소 말랑말랑했지만 갈수록 ‘골수좌파 연예인’, ‘종북세력 연예인’, ‘소셜테이너’ 등으로 과격하게 변했고 맨 마지막엔 ‘수용불가 김미화’로 돼 있다”며 “제가 어디서 수용불가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방송사, 경제단체, 광고사, 정부 유관기관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노출되지 못하게 막고 활동 자체를 못하도록 한 증거자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미화는 2010년 기자회견을 통해 블랙리스트 존재 근거로 SBS 사장 명의의 문건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당시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가 자신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자신을 두 차례나 고소했는데, 이를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국정원 서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김미화는 “서류들을 보기 전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보고 나서는 정말 기가 막히고 과연 이것이 내가 사랑했던 대한민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황석영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국정원 등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사찰과 탄압 사실을 공개했다. [충남일보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