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황제’ 정현 vs ‘현역 황제’ 페더러와 26일 격돌
‘차세대 황제’ 정현 vs ‘현역 황제’ 페더러와 26일 격돌
페더러 메이저 20승 가는 길목, 정현이 막아설까
  • 연합뉴스
  • 승인 2018.0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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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 “정현 기세가 워낙 좋아 페더러도 해 볼만"


[충남일보 연합뉴스] ‘차세대 황제’와 ‘현역 테니스 황제’가 드디어 코트에서 맞붙는다.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준결승 정현(58위·한국체대)과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경기는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빅 이벤트’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테니스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에서 19번 우승,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 호주오픈 2연패를 달성하면 사상 최초로 메이저 2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는다.

2016년 윔블던을 마친 뒤 무릎 부상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마저 포기하자 주위에서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그의 나이를 고려해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2017년 1월 호주오픈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을 일궈내며 재기에 시동을 걸었고, 지난해 윔블던마저 제패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그의 세계 랭킹은 17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이에 맞서는 정현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96년생인 그는 21세 이하 선수 중 세계 랭킹이 높은 8명을 추려 치른 이 대회를 제패하며 ‘차세대 선두 주자’로 공인받았다.

공교롭게도 정현 역시 페더러처럼 2016년 하반기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해 5월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세계 랭킹 154위였던 캉탱 알리스(프랑스)에게 0-3으로 완패한 이후 부상 치료와 훈련을 이유로 4개월 이상 대회 출전을 중단한 것이다.
마침 페더러가 불참하기로 한 올림픽 출전권이 다음 예비 순번이었던 정현에게 넘어갔지만 정현은 올림픽 출전권마저 반납했다.

이 시기에 부상 치료와 자세 교정 등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진 정현은 그 이후로 틈만 나면 “그 시기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할 정도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를 벌이고 있다.

모두 3-0 승리를 거둔 덕에 평균 경기 소요 시간은 1시간 58분으로 2시간이 채 안 걸렸다.

가장 긴 시간 경기한 것이 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와 8강전으로 2시간 14분이 소요됐다.
이는 페더러의 ‘속전속결’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3구, 5구 정도에 승부를 끝내고, 일단 상대 서브 게임을 한 차례 브레이크해 우위를 점한 뒤로는 버릴 게임은 확실히 버리고 가는 경기 운영을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현이 페더러에게 맞서려면 최대한 랠리를 길게 끌고 가면서, 상대가 페더러라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도 떨쳐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둘의 경기에서는 화려한 백핸드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페더러는 투어에서 보기 드문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한다.

페더러의 한 손 백핸드는 ‘그 자체가 예술’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팬들을 매료하고 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정현 역시 주니어 시절부터 ‘백핸드는 일품’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이번 대회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16강전에서도 백핸드 위너 수에서 17-4로 압도했다.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까지 올랐던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2)은 “지금 정현의 기세가 워낙 좋기 때문에 페더러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기 기량을 발휘하면 정현으로서도 해볼 만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과 페더러가 맞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이 지금까지 물리친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상대는 이번 대회 3회전의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다.

현역 세계 1위와 맞대결은 2016년 호주오픈 1회전 조코비치, 지난해 파리 마스터스 2회전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 등 두 차례가 있었고 모두 정현이 패했다.

정현은 또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리는 선수들과는 지금까지 네 번 만나 1승 3패를 기록했다.

나달에게는 2전 전패, 조코비치와 1승 1패의 성적을 냈고 앤디 머리(19위·영국)와는 아직 상대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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