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우상과 검증 ②
[목요논단] 우상과 검증 ②
  • 이인제 의원 【 국민중심당 최고위원 】
  • 승인 2007.03.1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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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라는 사람들은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그 실체가 우상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언론권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가 벌써 2년 전부터 이들에 대한 국민의 맹목적 지지를 확대, 고착시키기 위해 얼마나 집요하게 선전해왔는지를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당내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지도 않았고, 대통령 선거가 3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특정인을 지목하여 마치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듯 알맹이도 없는 내용을 반복하여 국민의 머릿속에 주입시키려 안달한 언론이 바로 조중동이다.
조중동에 물어보자. 왜 정치적 우상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되는가. 현재의 노 정권이 아무리 미워도 그 권력을 극복하는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법이다. 우상을 만들어 미운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가. 21세기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우상을 만들어 어쩌자는 말인가.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당 안에서 시대를 이끌어갈 진정한 지도자가 클 수 있는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조중동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 한다. 1996년, 서슬 퍼런 김영삼 전대통령의 개혁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그들은 하나의 우상을 만들어냈다. 총리를 하다 쫓겨난 사람을 마치 대통령에 대항한 영웅처럼 미화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대통령한테 대들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중동은 거짓을 가지고 가짜 영웅을 만든 것이다. 그는 갑자기 대통령을 미워하는 국민들의 우상이 되어버렸다. 두 아들 병역문제로 온 국민이 외면을 하는데도 조중동은 꿈쩍하지 않고 그를 밀어붙였다.
조중동은 이제 자기들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헛된 꿈을 버리는 것이 좋다. 두 번씩이나 되지 않은 일을 왜 되풀이하려 하는지 알 수 없다. 도대체 어느 선진국 언론이 선거 3년 전부터 특정인을 띄우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방대한 지면을 할애하여 미주알고주알 보도하는지 물어보자. 이는 언론의 자유를 넘어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은 결정을 하는 권력이 아니다. 결정은 국민이 한다. 국민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후보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임을 누가 부정할 수 있는가.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한다. 너는 누구인가. 너는 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너는 대통령이 되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것이 유명한 로저 머드의 질문( Roger Mudd’s Question)이다. 우리도 대통령에 뜻을 둔 사람은 이 세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이에 대해 언론은 냉철한 자세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은 주권자로서 최종적인 결정을 하면 된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암담하다. 뜻을 둔 사람들은 무슨 이미지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고, 언론은 우상을 만들어 국민의 선택을 강요하려 한다. 의혹이 제기된 사실에 대하여도 후보는 진실을 고백하기는커녕 장막 뒤에 숨으려 하고, 국민을 대신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언론은 자신들이 만든 우상이 상처를 입을까 장막을 치며 전전긍긍해 한다.
나는 후보, 정당, 언론 모두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동시에 나는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믿고 싶다. 대통령 선거는 우상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땀 흘리며 일할 일꾼을 뽑는 일이다. 진정한 일꾼은 검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상을 만든 자들은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착각할지 모르나 위대한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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