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수능 수학, 이과 '기하' 빠지고 문과 '삼각함수' 포함
2021수능 수학, 이과 '기하' 빠지고 문과 '삼각함수' 포함
교육부, 출제범위 공청회… 학습부담 늘어날듯
  • 권오주 기자
  • 승인 2018.02.19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일보 권오주 기자] 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가 기존보다 줄고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교과목과 교과서, 수업 방식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올해 고교 1학년부터는 예전과 다른 교과서로 수업한다.

교육부는 이를 반영해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시험영역을 바꾸는 등 수능을 개편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절대평가 확대에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혀 개편을 1년 유예하면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이달 발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가/나형,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으로 기존과 같지만 출제범위는 다소 달라진다.

출제범위를 연구해 온 정책연구진은 2021학년도 수능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현행과 같은 형식·출제범위를 유지하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학습 부담을 낮추는 방향을 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 출제범위에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넣고 기하를 빼는 안을 제안했다.

기존에 포함됐던 ‘기하와 벡터’ 가운데 기하는 주로 3학년 때 배우는 심화과목인 ‘진로선택과목’, 벡터는 과학고 등에서 배우는 ‘전문교과과목’이 됐는데 새 교육과정 상에서는 주로 2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목’까지만 수능에 내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하를 배우려면 사실상 모든 일반선택과목을 공부해야 해 학습부담이 커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21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문가(대학교수, 교사 등)의 76%, 학부모·시민단체의 89%가 기하 제외 의견을 밝혔다.

다만, 기하를 뺄 경우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임정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교육개발실장은 “기하는 이공계 진학 희망 학생에게는 필수적”이라며 “(기하를 제외하는 것은) 이공계 대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을 부족하게 하고,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도 달라지는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주로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를 출제범위로 하자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수학Ⅰ이 포함되면 삼각함수 등 일부 새로운 내용이 수능에 출제된다.

여욱동 대구달성고 교사는 “수학Ⅰ의 경우 기존 수능 범위였던 지수, 로그의 정의 부분을 넘어 함수까지 다루고, 삼각함수는 기존의 이과 범위까지 다룬다”며 “이 부분은 문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라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기하와 벡터가 이과 수능에서 빠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과 학생들의 수험 부담은 줄고, 문과 학생들은 부담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탐구영역의 경우 과학Ⅱ(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가 진로선택과목이지만 수능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은 기존 출제범위였던 ‘독서와 문법’이 ‘독서’, ‘언어(문법)와 매체’로 분리됐다.

정책연구진은 한 과목에서 출제 여부를 분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문법에 해당하는 ‘언어’와 새로운 내용인 ‘매체’를 모두 출제할 것을 제안했다.

영어·사회탐구·직업탐구 영역의 출제범위는 기존과 동일하다.

EBS 연계율의 경우 현행과 같은 70% 선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당초 EBS 연계 출제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을 고려해 2021학년도부터 연계율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학부모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연계율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