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1등만 원하는 세상 바꿀때가 아닌가
[한내국 칼럼] 1등만 원하는 세상 바꿀때가 아닌가
  • 한내국 편집국 부국장
  • 승인 2018.02.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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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1등만을 원하는 세상이 너무 고착돼 더 이상의 미래를 향한 트렌드를 찾기가 어렵다는 자조어린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융복합을 향한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트랜드로의 급진전은 더 이상 우리에게 하나만을 고집하는 시기가 끝났음을 의미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관습에 얽메여 미래로의 시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저질의 관행이 각 분야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당장 처참한 한국의 국제경쟁력만 보아도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얼마나 화급한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지난해 9월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발표하는 국제경쟁력 평가결과를 보면 한국경제는137개 국가 중 26위로 4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경쟁력하락 흐름의 원인에는 경쟁력평가비중이 높은 노동효율성이 73위, 금융성숙도 74위로, 계속 열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제일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노동효율성의 세부항목인 노사협력이 제일 처참한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의 노사협력은 올해도 130위로 최하위권이다.
반면 이웃 중국은 금년 27위에 오르면서 우리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대로 가면 중국에 추월될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여진다.

스위스가 1위인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초고령사회에 들어 있는 일본경제가 계속 까마득한 상위권에 있고, 말레지아 인도네시아등 아시아 이웃들도 우리를 앞서있다. 한때 비능률의 대명사처럼 보이던 사우디등 중동국가들도 우리를 앞서가고 있다.

인재경쟁력은 또 어떤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7세계인재보고서에는 한국의 인재경쟁력지수가 100점 만점에 55.82점으로 조사대상 63개국 중 3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3년 32위에서 2016년 38위로 하락한 뒤 지난해 39위로 더 하락했다.

그러나 중국은 2013년만 해도 48위였으나 지난해 42위에 이어 올해 40위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순위가 하락한 건 자국 인재를 유지하고 해외인재를 유치하는 능력이 낮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IMD가 분류한 30가지 세부항목 중 한국은 인재 유지, 유치와 관련된 ‘노동자 동기부여’에서 10점 만점에 4.12점을 기록, 전체 대상국중 다섯번째로 낮은 59위를 기록했다. ‘두뇌 유출’ 항목에서도 3.57점을 받아 54위에 머물렀다.

결국 한국정부가 여전히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인프라도 또 메뉴얼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3포세대, 4포세대라는 말이 일상화 된 현실을 보면 우리 정부가 청년들의 미래투자에 얼마나 인색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론하면 인재를 담을 그릇도 없는 환경에 ‘오직 1등’만을 아직도 외치는 것이니 ‘청년이 미래를 포기하는 환경’에 놓이는 것이다.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4년째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실제 청년들이 느끼는 실업률 지표도 좋지 않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의미하는 ‘고용보조지표3’은 21.6%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나온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정치다. 한국은 남북긴장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열강들과의 힘겨운 외교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의 생존력은 당연 안보문제를 제외하면 경제현안의 해결이 최대 숙제로 남게 된다.

경제현안은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들의 불공정 적폐 청산에 집중하면서 융복합으로 대두된 4차산업에 대한 기술과 설비 그리고 인프라투자에 인센티브나 정책적 관심이 밀리는 형국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보호주의 강화와 투자환경의 강화 등 장벽은 몹시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안보와 경제를 대처하는 노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유기적 협력체인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

당장 경제를 풀 열쇠인 노사정합의체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대립하고 있고 정부와 여당을 뺀 모든 나머지 정당들의 발목잡기가 이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권을 잡는 것도 1등이어야만 하는 나라, 그러나 정쟁(政爭)에 어느 것도 나아가지 못하는 나라 그것이 현재의 자화상이고 민낯이다.
가혹한 미국의 통상압박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대응하는 한국의 자세가 문제다. 잘 싸울 수 있지만 분열된 형국에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태극 전사들이 뛰어난 기량과 투혼으로 연일 감동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파란을 일으키며 사상 첫 4강 진출을 눈앞에 둔 컬링 여자대표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딴 ‘빙속 여제(女帝)’ 이상화(29),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압도적 기량으로 금메달을 딴 최민정(20),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24),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쇼트트랙 남자 1500m의 임효준 선수 등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주연으로 등장한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피땀어린 훈련과 조연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융복합의 시대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대비하자고 말로만 외치는 한 역사의 주역은 결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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